'불타는 BMW' 엇갈린 사고원인
정부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조사"
정부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조사"
한국소비자협회는 28일 BMW 차량 화재 원인은 "배출가스의 감소를 위해 주행 중에도 바이패스 밸브를 열리게 하는 위험한 ECU 세팅"이라고 밝혔다.
협회 소송지원단장을 맡은 이호근 교수는 "배기매니폴드로부터 최대 500~600도 배기가스가 유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평상시에는 바이패스 밸브가 닫혀야 하는데 문제 차들에선 주행 중에도 열리는 현상을 실험결과 발견했다"며 "자동차 전문가들과 논의한 결과 여기에서 나온 뜨거운 배기온도가 EGR과 쿨러 등에 손상을 주고 화재가 발생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박성지 대전보건대 과학수사과 교수는 "ECU를 통해 위험하게 설정을 한 것은 바이패스 밸브가 주행 중 열릴 경우 산화질소가 저감되기 때문에 이를 위해 BMW가 위험한 설정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협회 소송지원단은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관련부처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최영석 선문재 스마트자동차 공학부 교수는 "바이패스 밸브는 오작동에 의한 압력으로는 열릴 수 없는 구조"라며 "바이패스 밸브가 오작동 됐음에도 경고등이 켜지지 않았다면 이는 환경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김효준 BMW그룹코리아 회장(사진)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BMW 화재사고 공청회에서 화재 원인과 관련 "EGR 쿨러의 냉각수 누수 현상만으로 화재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차량 주행거리, 속도와 주행시간 등 제반 조건이 한꺼번에 충족했을 때 비로소 화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회사 측이 지속해서 주장한 'EGR 결함'으로 한정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BMW 독일 본사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를 늑장 제출해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서는 "송구하다"면서 "앞으로 정부 조사에 성실하고, 투명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BMW코리아의 주장과 달리 별개로 화재 원인에 대해 지속 규명해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민관합동조사단에서 제작사가 화재원인으로 지목한 EGR(배출가스 재순환 장치) 모듈에 국한하지 않고 원점에서 조사원인을 집중 규명해 연내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부품이나 소프트웨어 등에 대해서도 결함 정밀분석, 실차 재연 실험 등 자체 검증을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류도정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장은 "EGR 모듈뿐 아니라 그 밖의 화재발생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며 "결함원인 발견시 추가적인 강제 리콜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