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셔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은 이날부터 이틀 간 워싱턴DC에서 멀패스 미국 재무부 차관과 만나 무역 문제에 관한 협상을 진행한다. 이번 협상의 쟁점은 위안화 환율 문제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간 위안화 약세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며 비판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실제로 올해 들어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6% 이상 하락했다. 3월 이후로는 약 9% 가량 평가절하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이 중국에 인위적으로 위안화 절상을 유도하며 '중국판 플라자 합의'를 요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무역전쟁의 궁극적 목표가 위안화 절상에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협상은 양국의 추가 관세 부과 시점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미국은 23일부터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 중국도 이날 같은 규모의 보복관세로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또 이와 별도로 미국은 현재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공청회를 진행 중이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가(deal guy)"라며 "대중 정책에서 당근과 채찍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차관급 협상으로 '당근'을 제시하고, 무역대표부(USTR)는 관세 카드를 만지작 거리며 '채찍'을 들고 있다는 것이다.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뉴욕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날보다 63.60포인트(0.25%) 상승한 25,822.29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5.91포인트(0.21%) 상승한 2,862.96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양국의 무역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시각은 많지 않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환율을 조작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무역전쟁이 옳다고 믿고 있으며, 이기기 위해 고통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이번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미·중 무역분쟁을 마무리하는 별도의 시간표(time frame)도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 티머시 스트랫퍼드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는 "중국이 단기간에 경제구조를 바꿀 것으로 보이지 않는 만큼 양국 갈등은 오랜 기간 교착상태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양국이 추가 관세 부과와 별도 제재로 계속 맞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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