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리라 폭락 대처 안간힘
"정부발표 늦었다"… 하락세 지속
"정부발표 늦었다"… 하락세 지속
터키발 금융위기, 흔들리는 신흥국
[디지털타임스 윤선영 기자]미국이 터키에 관세폭탄을 안긴 이후 리라화 가치가 나날이 추락하고 있다. 터키는 시장 안정을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외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터키의 금융 불안이 세계 경제 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터키중앙은행은 성명을 내고 시중은행에 필요한 '모든 유동성'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터키 리라화 폭락에 따른 긴급 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날 터키중앙은행은 시중 은행의 리라 채무 지급준비율을 250bp 인하했다. 지급준비율을 낮추면 은행의 가용자금이 늘어난다. 비핵심 외환 채무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지급준비율을 400bp 하향 조정했다. 터키중앙은행은 이번 조치로 각각 100억리라와 60억달러 현금 유동성과 30억달러에 해당하는 금 유동성이 공급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터키중앙은행은 또 은행에 1주짜리 외에 한 달짜리 외환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은행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면 은행의 외환 보유고를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터키중앙은행은 "시장의 가격 안정성과 변동을 주시할 것이며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은 지난 12일 "우리 기관들이 시장 안정에 필요한 조치를 발표하고 시장과 공유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리라화는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리라는 주말 마감 때보다 6% 이상 가치가 떨어져 미화 1달러당 6.8807리라에 거래 중이다. 전문가들은 터키 당국의 대책 발표가 타이밍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터키 경제는 기업들의 채무 불안과 물가 급등,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 등이 미국의 제재와 맞물리면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기존보다 2배 많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10일 리라화 가치는 한때 전일 대비 23%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리라화 가치는 70% 넘게 폭락했다.
미국의 제재로 경제 문제에 직면하게 된 국가는 터키뿐만이 아니다. 러시아 역시 영국 내 화학무기 사용 혐의에 대한 미국의 제재 여파로 루블화 가치가 급락했다. 러시아는 현재 미국의 제재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려 힘쓰고 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부 장관 겸 부총리는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달러화가 국제 결제에서 위험한 도구가 되고 있다"며 "미국 경제, 미국 유가증권에 대한 투자를 더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리라화 폭락 사태가 신흥국 경제에 연쇄 타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터키 위기가 당장 글로벌 금융위기로 비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 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 도이체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르스텐 슬로크는 터키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총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불과하다며 부정적 여파가 크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
[디지털타임스 윤선영 기자]미국이 터키에 관세폭탄을 안긴 이후 리라화 가치가 나날이 추락하고 있다. 터키는 시장 안정을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외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터키의 금융 불안이 세계 경제 위기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터키중앙은행은 성명을 내고 시중은행에 필요한 '모든 유동성'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터키 리라화 폭락에 따른 긴급 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날 터키중앙은행은 시중 은행의 리라 채무 지급준비율을 250bp 인하했다. 지급준비율을 낮추면 은행의 가용자금이 늘어난다. 비핵심 외환 채무에 대해서는 부분적으로 지급준비율을 400bp 하향 조정했다. 터키중앙은행은 이번 조치로 각각 100억리라와 60억달러 현금 유동성과 30억달러에 해당하는 금 유동성이 공급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터키중앙은행은 또 은행에 1주짜리 외에 한 달짜리 외환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은행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면 은행의 외환 보유고를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터키중앙은행은 "시장의 가격 안정성과 변동을 주시할 것이며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은 지난 12일 "우리 기관들이 시장 안정에 필요한 조치를 발표하고 시장과 공유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리라화는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리라는 주말 마감 때보다 6% 이상 가치가 떨어져 미화 1달러당 6.8807리라에 거래 중이다. 전문가들은 터키 당국의 대책 발표가 타이밍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터키 경제는 기업들의 채무 불안과 물가 급등,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 등이 미국의 제재와 맞물리면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기존보다 2배 많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10일 리라화 가치는 한때 전일 대비 23%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리라화 가치는 70% 넘게 폭락했다.
미국의 제재로 경제 문제에 직면하게 된 국가는 터키뿐만이 아니다. 러시아 역시 영국 내 화학무기 사용 혐의에 대한 미국의 제재 여파로 루블화 가치가 급락했다. 러시아는 현재 미국의 제재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려 힘쓰고 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부 장관 겸 부총리는 이날 러시아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달러화가 국제 결제에서 위험한 도구가 되고 있다"며 "미국 경제, 미국 유가증권에 대한 투자를 더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리라화 폭락 사태가 신흥국 경제에 연쇄 타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터키 위기가 당장 글로벌 금융위기로 비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 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 도이체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토르스텐 슬로크는 터키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총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불과하다며 부정적 여파가 크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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