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룽자산공사 회장 재산은닉 발각
무게만 3t… 중국 내 최대 규모
일각선 '금융권 길들이기' 분석
권력강화용 '반부패 운동' 시각도
무게만 3t… 중국 내 최대 규모
일각선 '금융권 길들이기' 분석
권력강화용 '반부패 운동' 시각도
[디지털타임스 윤선영 기자]중국에서 금융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 은닉 사건이 적발됐다. 이번 사건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주도해 온 부패와의 전쟁에 촉매제 역할을 할 지 주목된다.
지난 12일 봉황망 등 외신에 따르면 자산규모가 중국 최대급인 화룽자산관리공사의 라이샤오민 전 회장 소유의 저택 여러 곳에서 2억7000만 위안(한화 444억 원)의 현금 다발이 발견됐다. 이 금액은 무게로 따지면 3t이 넘는다. 이번 사례는 중국에서 발견된 현금 은닉 재산 중 역대 최고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는 2014년 4월 웨이펑위안 전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탄광부 부주임이 자택에서 발견된 2억3000만 위안(378억 원)의 현금이 최고액이었다.
라이 전 회장의 현금 은닉 사실은 화룽자산관리공사가 지난 3~4일 베이징에서 열린 '2018년 업무회의'에서 그의 비리를 폭로하며 밝혀졌다. 중국 언론들은 라이 전 회장이 이보다 많은 돈을 은닉하거나 해외로 빼돌렸을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앞서 중국국가감찰위는 지난 4월 라이 전 회장이 부패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중국 대형 포털 신랑망은 라이 전 회장의 조사가 시장에서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질 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금융시장에도 칼날을 들이대며 금융권 길들이기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 주석이 진두지휘해 온 '부패와의 전쟁'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2012년 취임한 이래 중국 사회에 만연한 부패를 뿌리뽑겠다고 강조해 왔다. 중국은 올해 상반기에도 약 3만6000명의 비리 공무원을 처벌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시 주석이 2012년 집권한 이후 처벌을 받은 부패 관료가 150만 명 이상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반부패 정책에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 주석이 부패 척결을 앞세워 정적을 제거함으로써 권력을 강화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시 주석은 현재 대내외적으로 위기에 봉착해있다. 밖으로는 미국과 무역 전쟁을 치르며 신음하고 있고 안으로는 우상화 논란, 불량 백신 파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로 인해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중국 정부는 여론을 통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시 주석의 외교정책을 비판한 쑨원광 전 산둥대 교수는 생방송 중 공안에 체포됐다.
또 시 주석의 초상화 간판에 먹물을 끼 얹은 후 구속됐던 중국 여성은 정신병원에 강제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중국은 최근 시 주석을 풍자하는 소재로 자주 사용되는 '곰돌이 푸' 영화의 상영을 불허 했다. 사회 통제를 강화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반부패 운동'을 이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시 주석의 '반부패 운동'을 정적 처단의 수단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지만, 많은 중국인은 그 성과를 인정하고 있다.
부패 척결 기구인 국가감찰위원회의 출범이 이를 뒷받침한다. 시 주석은 지난달 초에도 "불순한 사고방식, 불순한 정치, 분결한 조직체제가 여전하다"며 반부패 운동을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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