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만 8대 화재… 국내 최다
기자회견서도 시원한 설명 못해
경유차 대부분… 신뢰도 '흔들'
기자회견서도 시원한 설명 못해
경유차 대부분… 신뢰도 '흔들'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BMW 차량의 주행 중 화재 사고는 올 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이 덮친 국내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화재 차량 대부분은 경유차였다. BMW 측은 쏟아지는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독일 본사 임원까지 급파했지만, 화재 원인에 대해 속 시원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면서 오히려 국내 소비자들의 의구심만 더 키운 꼴이 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지난 9일까지 집계한 올 들어 국내서 불에 탄 BMW 차량은 36대다. 지난 주말인 11일 인천에서도 불이 나면서 화재 차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날 화재를 제외해도 8월에만 8대가 불에 탔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BMW가 '화차(火車)'로 불리는 배경이다.
결국 BMW 측은 지난 6일 본사 임원들을 국내로 불러들여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잇단 화재사고에 따라 제기되는 각종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서였지만, 오히려 의구심만 더욱 커지게 한 모양새다.
당시 BMW 측은 국내서 발생한 화재 발생 건수가 높은 비율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세계 평균은 0.12%인데, 국내서는 이보다 적은 0.10%에 불과하다.
구체적인 화재 사고 건수에 대한 질문에 당시 BMW 측은 "아직 구체적인 데이터가 집계되지 않았다"며 "지금 한국에선 역점을 두고 리콜을 신속히 이행해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만 밝혔다.
하지만 국내서 올해 상반기 제조사별 차량등록 대수와 비교해 화재 발생 건수를 살펴보면 BMW는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실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38만5000대가 등록된 BMW는 1만대 당 화재 건수가 1.5건으로 국내외 업체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같은 기준 적용 시 한국GM(등록 166만6000대)이 1.24건, 현대차(984만9000대)가 1.1건으로 뒤를 이었다.
아울러 회사 측은 차량 화재 사고별 레벨 1~3으로 나눠 분류하고 있는 자체 시스템에서 실제 화재로 이어지는 경우는 1%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내서 잇따르고 있는 화재사고의 경우 레벨 3에 해당한다. 이는 차량 앞부분이 전소된 경우를 포함한다.
유독 경유차에서만 화재가 발생한 것에 대한 의문도 명확히 해명하지 못했다. 현재 BMW 차량 화재사고 가운데 경유차는 70~80%를 차지하고 있다. BMW 측은 "경유엔진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쿨러 쪽 문제를 확인했다"며 "동일한 조치를 취하면서 같은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리콜 대상 차종이 아닌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면서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져 경유차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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