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강해령 기자] 삼성전자가 이달 말 의류관리기 출시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의류관리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앞으로 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LG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6일 가전양판점 등 전자 유통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이달 말 출시하게 될 의류관리기 간담회를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관계자들과 의류관리기 트렌드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출시 전 여러 마케팅 활동을 앞두고 있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달 31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국제 가전 전시회 'IFA 2018' 이전에 의류관리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확실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시회 이전에 출시할 수 있도록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의류 관리기에 어떤 기술을 적용했을 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스팀을 활용한 기술로 이미 특허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스팀보다 공기 등을 활용한 강력한 콤푸레서(압축기)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LG전자의 스팀 기술을 '우회'한 부품으로 제품을 만들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드럼 세탁기가 보급될 무렵 각 가전회사들이 처음 나온 기술을 우회해서 개발한 것처럼, 삼성전자에서도 기존 의류 관리기에서 활용된 기술과 세탁기 기술을 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후발 주자로 나서는 만큼 기존 의류 관리기와의 차별화를 위해 공을 들였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의류 관리기 시장에 다양한 제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삼성전자가 기존에 없던 크기나 인공지능 성능을 겸비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의류관리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빅뱅'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의류 관리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만대에서 올해 최대 3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올해 미세먼지 이슈가 공론화하면서 공기청정기, 건조기에 이어 수요가 급증해 '신성장 가전 제품'으로 분류된다.
이 시장은 의류 관리기 '원조'격인 LG 전자는 사실상 독점하면서 재미를 보고 있다. 트루 스팀, 무빙 행어 기술 등으로 옷의 냄새를 없애고 살균하는 트롬 스타일러가 효자 노릇을 하며, H&A 사업부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처음 10조 원을 돌파했다. 스타일러는 하반기 본격적인 해외 출시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출시 이후 LG전자를 바짝 뒤쫓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중견 가전업체들이 의류 관리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판매량이 많지 않았는데, 삼성전자는 규모가 큰 기업이다 보니 이 시장에서 이전과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측은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이러한 시장 전망에 대해 "경쟁사가 의류관리기를 출시하는 것은 시장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큰 기회가 되고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강해령기자 strong@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