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탕감·카드 수수료 인하… ‘선심’에 멍드는 경제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 커지자
포퓰리즘 응급책 잇따라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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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자영업자를 위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추진에 이어 빚탕감에도 나서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올 하반기 근로장려금 지원 등을 대폭 늘리기로 한 바 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 반발이 커지자, '응급책'으로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당장 발등의 불부터 끄고 보자는 의도지만, 이런 선심성 대책이 이어질 경우 우리 경제 근간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지역신보 등에 따르면 정부는 10년 이상 갚지 못한 영세 자영업자 3만5000명의 빚 4800억원을 탕감해주기로 했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지역신보와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중앙회 등 공공기관과 은행 등 금융사가 보유한 한계 자영업자 부실채권을 자산관리공사(캠코)로 매각해 소각 처리하기로 했다.

대상 채권은 상각채권으로 분류된 지 10년이 넘은 것들이다. 정부는 금융 공공기관이 보유한 부실 연대보증 채권을 일괄 매입하고 민간 금융사가 보유한 분량은 채무자 신청에 따라 사들일 예정이다. 지난해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액은 549조2000억 원에 달한다.

금융위원회는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 감소 등으로 타격을 입은 영세 자영업자를 위해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고, 신용카드 사용자와 카드사가 부담을 나눠갖는 방식으로 영세 가맹점 수수료율을 크게 낮추는 내용의 '신용카드 수수료 종합개편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금융위의 목표는 카드 수수료율을 영세 가맹점은 0% 초반대로, 중소 가맹점은 0%대로 낮추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매출 5억원 이상 일반 가맹점은 2% 안팎, 매출 3억∼5억원 중소가맹점은 1.3%, 매출 3억원 이하인 영세가맹점은 0.8%다. 금융위는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맹점이 내는 이른바 '적격비용' 중 조달비용, 대손비용, 마케팅 비용을 카드사가 분담하고, 소비자는 카드사들의 연회비 인상을 부담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금융위 측은 "구체적인 수수료율 인하수준, 수익자별 비용 분담 방안 등 세부적 개편내용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며 "관계부처와 당정 협의를 거쳐 오는 11월까지 최종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빚을 진 사람이 갚는 게 원칙인데, 그냥 빚을 없애주면 나머지 사람들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그때 그때 선심성 정책을 내놓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승룡·권대경·김민수기자 s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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