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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칼럼] 의료 4.0의 목표와 방향 설정

김성수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입력: 2018-07-19 18:00
[2018년 07월 20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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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칼럼] 의료 4.0의 목표와 방향 설정
김성수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개인과 사회가 계속 발전하고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 바로 목표와 이를 위한 방향, 그리고 실현이다. 방향을 잃으면 혼란이 생기고 목표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지난 수세기 동안 굶주림을 해결하고 재화의 양적 증가를 통한 생존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인류의 목표였다.

디지털 혁명과 글로벌화에 따른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에서는 생존이라는 목표에 질적 향상이라는 방향의 전환이 추가된다. 의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의료,헬스케어의 전통적인 목표는 '질병의 치료와 예방'이다. 지금은 질병의 치료 자체보다 고통을 줄이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급격한 기술의 발전은 모든 분야에서 목표보다는 실현된 기술의 가치(수익)를 중시하게 만든다. 헬스케어에서도 이런 현상은 예외가 아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의료 4.0 시대에 정말 필요한 것은 ICBM(Internet of Everything, Cloud computing, Big data, Machine learning)의 활용보다 전통적인 의료의 새로운 개념을 세우고 이를 위한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다. 항상 연결된 상태인 의료 4.0은 발전된 신기술을 통해 이전에는 기대할 수 없던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게 됨에 따라 전통적인 의료의 한계를 넘어설 것이다. 보다 빠르고 편리하며 효율적인 의료 4.0이 지향할 목표와 방향은 무엇이며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그냥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향대로 투자와 수익의 시장원리에 의해 결정되게 할 것인가? 우리는 단순히 4차 산업혁명기술을 적용한 의료서비스와 의료 상품의 연구 투자를 통한 이익에만 집착하기 보다는 목표와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노력과 고민이 먼저 필요하다.

의료4.0은 '출생부터 사망까지 개인의 건강을 유지하여 생산적이고 행복한 삶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더 이상 의료의 목표가 단순한 질병의 치료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건강을 통한 행복한 삶의 추구는 헌법 제10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관한 규정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건강한 사회구성원을 유지하는 것은 기계와 기술의 발전에 의해 인간소외 가능성이 커질 미래에서 사회의 가장 큰 목표가 될 것이다.

건강을 통한 행복한 삶에 기여할 가장 큰 자산은 우리나라가 보유한 공공 및 의료 빅데이터다. 국민 모두의 경제활동, 근로환경, 그리고 건강보험을 비롯한 복지 관련 정보가 디지털로 정부에 의해 완전히 관리되고 탄생과 사망, 전 생애의 질병관리가 대부분 의료기관에서 이루어지는 우리나라는 이미 엄청난 자원을 가지고 있다. 분산돼있는 진료정보 빅데이터는 저장공간만 차지하는 디지털 코드에 불과하지만 재활용 자원과 마찬가지로 모여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낼 때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 의료정보와 공공의 정보가 건강을 통한 행복한 삶에 기여하도록 활용되는 방향으로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지도록 법령과 지원이 바로 서야 한다.

여러 의료기관에 분산된 정보를 한 곳에 모아 관리하는 것은 기술적인 어려움보다 정치적인 그리고 사회구성원의 합의에 따른 정책수립이 선행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정보의 유출에 따른 피해 때문에 무조건 반대하기 보다는 공정하고 안전한 관리와 활용이 가능한 공공기관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은 어떨까 제안하고 싶다. 중립성과 공정성을 가진 공공기관이 민간의료기관의 국민 의료 빅데이터와 정부기관에서 수집된 공공 빅데이터를 통합 관리한다면 지금보다 더욱 가치가 큰 지식과 지혜는 얻을 수 있다. 이미 정부기관으로 사회보장정보원이 관련 정부기관 데이터를 활용하여 건강보험을 비롯한 사회보장보험과 연동시키는 플랫폼을 개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기반은 상당히 완성돼있다.

2017년 시작된 진료정보교류포털 사업은 보다 적극적으로 강화된다면 어느 정도 민간의료정보-공공정보 통합 수단의 역할도 담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사회보장정보원의 한정된 기능을 생각한다면 보다 정밀한 설계와 정책수립을 통해 별도의 민관합동 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보안과 가상가치(복지 포인트 등)를 확보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까지 적용시켜 전 생애관리에 사용 가능한 지적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익도 발생시킬 수 있는 공사의 성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 부분을 정부 주도하에 적극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5년 알리바바와텐센트에서 시작한 세서미크레디트(sesame credit)를 전 국민에 확대해 사회적 신용 점수화 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개인의 유전자 정보도 수집하여 전 국민의 정보를 수집-관리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정보를 개인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부작용은 행복한 삶이라는 목표를 왜곡하는 가장 큰 위협이다. 이런 다양한 사례를 수집 검토 분석하는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구글사의 모토인 'Don't Be Evil'(사악해지지 말자)이 의미하듯 기술 발전의 목표가 무엇인가에 따라 인간의 삶에 전혀 다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출생부터 사망까지 개인의 건강을 유지해 생산적이고 행복한 삶을 유지를 목표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의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의료 4.0의 지속적인 성장과 유지, 그리고 미래를 위한 기본조건이다. 충분히 검토하고 보다 확실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목표와 방향이 결정된다면 실현은 빠를 것이다. 거의 모든 기술은 이미 개발되었거나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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