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핵화 시간표 없다" 일괄타결 원칙 폐기

장기전 돌입… 교착상태 가능성
대북 제재망 한국·중국서 뚫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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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박미영 기자]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18일(현지시간) "비핵화 시간표는 없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일괄 타결' 원칙을 폐기했다. 이는 비핵화 협상이 본격 장기전에 돌입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향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런 가운데 미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고 비핵화 협상을 끌어가는 원동력이었던 대북 제재가 곳곳에서 느슨해지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협상 주도권마저 빼앗길 상황에 놓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비핵화에 도달하기까지 일정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부도 "시간표를 적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시간제한도, 속도제한도 없다"고 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미북 간 협상 방식을 일괄 타결에서 단계적·동시적 방식으로 선회한 것이다.

다만 미국은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 없이는 대북 제재 압박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기존 제재에 대한 지속적인 시행을 배경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비핵화 절차의 끝에는 북한을 위한 커다란 혜택과 신 나는 미래가 있을 것이며, 서두를 것 없다. 제재는 계속된다"고 썼다.

그러나 미국의 이런 방침에도 불구하고 미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국제사회 무대에 본격 등판하면서 오히려 대북제재 효력이 시들해진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까지 대북제재에 구멍이 뚫린 사실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19일 미국의소리방송(VOA)에 따르면 북한 석탄을 실은 선박 '리치글로리호'가 지난해 10월 두 차례 한국 인천·포항항에 정박한 데 이어 이 선박이 이달 4일까지 최소 20번 이상 한국 항구에 들어왔다. 선박의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마린트래픽도 이 선박이 이달 4일 오전 11시 58분에 부산항에서 포착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억류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고 VOA는 보도했다. 북한 선박이 한국 영해를 아무런 제재 없이 드나든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한국 정부가 유엔 대북 제재 이행에 반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한국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행동이 없는 상황에서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대북 제재 예외조치를 이어가고 있어 한미 간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우려된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우리 정부는 북한의 만경봉92호 입항 허가, 서해지구 군 통신선 복구 위한 물자 반입 등 총 8건의 대북 제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예외 인정을 받았다. 중국에서는 이미 북한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북중간 경제협력이 활발해져 대북 제재망이 사실상 뚫린 상황이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방중 이후 중국의 대북 비료 지원 규모가 과거보다 크게 늘고 원유는 대북 공급량이 2배 정도로 늘어났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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