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국제 유가 급락소식에 항공주가 모처럼 날았다. 특히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SK그룹 피인수합병(M&A)설이 나돌면서 한 때 20% 이상 급등하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금융투자업계는 항공주가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반등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17일 오후 2시30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3.83% 오른 4335원에 거래 중이다. 제주항공(3.27%), 티웨이홀딩스(1.82%), 진에어(0.61%), 대한항공우(0.36%), 대한항공(0.80%) 등 나머지 항공주들도 일제히 오르며 오랜만에 기지개를 켰다.
그 동안 항공주는 잇단 '갑질 논란'과 2분기 실적부진 우려, 국제 유가 및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투자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항공주가 대거 포함된 운수장비업종지수도 전일 기준 1431.52로 한 달 전(1519.62)과 비교해 5.8% 급락했다.
그러나 이날 국제 유가가 하락했다는 소식에 항공주 주가도 오랜만에 단비를 맞았다. 국제 유가는 항공사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항공사들은 국제유가가 오르면 유류비용 부담이 커져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8.06달러로 전일보다 2.95달러(4.2%)나 하락 마감했다. 지난달 21일 이후 약 3주 만에 최저치다. 미국의 이란 제재 복원과 관련한 원유 수급부담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되면서 유가가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중간 무역전쟁 확전도 최근 유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SK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돌면서 개장 초반 전일 대비 22.87% 급등한 513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후 SK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하면서 주가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항공주들이 대내외 악재로 실적과 주가가 바닥을 기고 있지만, 하반기부터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항공사 최대 성수기인 3분기를 맞은 만큼, 상승 여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와 환율 등 매크로 변수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가정하면 지금 항공주 주가는 저점"이라며 "2분기 항공주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데 이는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항공주를 크게 짓누르던 국제 유가도 다시 안정을 찾을 전망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 흐름은 지속 되지 않을 것"이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원유 증산 규모가 원유 생산 차질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커지면서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보다 하락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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