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막이 없어 업무분위기 좋아져
5~10분간 간단한 회의도 수월
최회장의 일하는방식 혁신 속도
5~10분간 간단한 회의도 수월
최회장의 일하는방식 혁신 속도
8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다음 달 말부터 서린빌딩 내에 SK E&S와 SK루브리컨츠 사무실 등의 리모델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해당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인근 건물에 마련한 임시 사무실로 거처를 옮긴다.
이 건물에는 최 회장 집무실(34층)과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도 있다. SK그룹은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린 사옥을 몇 개 층씩 나눠 차례로 리모델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같은 조직과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일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협업과 공유'를 활성화하는 환경으로 업무 공간을 바꿔야 한다"며 공유 좌석제를 도입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의 사무실처럼 지정 좌석과 칸막이를 없애 협업과 공유를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 담겨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SK그룹 계열사들은 미국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사무 공간을 연구해 일부 조직을 대상으로 공유 좌석제를 시범 적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말 경기도 이천 본사 경영지원 부문 중 신청 부문에 한해 파일럿 형태로 운영을 시작했고, 이후 최근에는 미래기술연구원 등 다른 부서로도 적용 범위를 늘리고 있다. 아울러 SK텔레콤과 관련 계열사들 역시 공유 좌석제 시범 도입을 속속 추진하고 있다.
일단 실험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전에는 5~10분 간단하게 논의해야 할 때에도 회의실을 잡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지금은 주변 곳곳에서 간단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소규모 회의가 수월하다"며 "또 칸막이가 없다 보니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며 일하게 돼 조직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정 좌석이 아니다 보니 매일 PC를 설치해야 하고, 조직원을 찾기가 어렵다는 문제점도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실리콘 벨리 식의 일하는 방식의 혁신은 모든 기업이 원하는 바이지만, 사업 영역마다 특성이 달라 실제 적용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하지만 SK의 이 같은 실험이 성공할 경우 대기업 전반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달 26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8 확대경영회의'에서도 "사회의 신뢰를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실제로 사회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야 하며, 이 원칙은 글로벌에서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계열사 별로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조직과 제도 설계방향에 대해 하반기 CEO세미나 때까지 준비하고, 내년부터 실행에 착수할 것을 주문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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