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족쇄 이제 풀 때다

  •  
  • 입력: 2018-07-03 18:00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문재인 정부가 지난달 말 취소했던 2차 규제혁신 점검회의를 이달 중순 다시 열어 은산분리 규제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다. 금융위원회가 디지털금융 활성화를 위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를 엄격히 제한한 은산분리 규제에 대해 완화방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 지난해부터 꾸준히 문제점으로 제기돼온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니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인터넷은행은 지난해 4월과 7월 각각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공식 서비스를 시작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금융에 첨단기술인 IT를 결합해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핀테크로 금융산업에 메기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기준 가입자 수가 700만명을 넘었다. 카카오뱅크가 618만명, 케이뱅크가 76만명이다. 여신과 수신도 카카오 뱅크만 해도 여신 6조8100억원, 수신 8조3000억원으로 15조원을 넘어섰다.

그동안 새로운 서비스와 변화를 바라던 금융 소비자가 인터넷은행에 호응한 결과다.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시작 채 일주일도 안돼 100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몰리며 순항하는 모습도 보였다. 기존 은행에서 볼 수 없는 간편한 결제와 손쉬운 대출, 외환 등 각종 수수료 인하 등을 선보였고, 이는 시중 은행에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인터넷은행 출범부터 가졌던 은산분리 규제에 따른 지분구조의 한계가 성장을 가로막는 벽으로 다가오고 있다. 인터넷은행 1호인 케이뱅크는 지난 1년간 신상품 개발 등 금융 본연의 노력보다 자본확충을 하는데 시간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케이뱅크는 지난 6월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야심차게 시작한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같은 불안전한 모습이 은산분리 규제개혁 없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산업자본은 은행법에서 규정한 은산분리에 따라 은행 지분 소유 제한이 10%로 묶여 있다. 그나마 의결권은 4%까지다. 은산분리 규제하에서 ICT기업인 KT와 카카오가 주도하는 인터넷은행이 원활한 자본확충을 하기는 애당초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충분한 자본이 확보되지 않고는 반쪽짜리 인터넷은행에 그칠 수 밖에 없고, 출범 취지인 금융산업의 혁신이라는 원래 목적을 달성하기도 어렵다.

은행법의 은산분리 규정은 산업화 시기인 30년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근본 취지인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통한 사금고화는 철저히 막돼, 혁신의 길은 터줘야 한다. 세계 각국은 4차산업혁명시대 규제개혁으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며 혁신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우리만 넋놓고 있어선 안된다. 영국이 금융부문에 강력한 네거티브 규제 도입과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핀테크 강국으로 올라선 것은 참조할 만하다.

문 정부는 경제 핵심정책 가운데 하나인 혁신성장의 모범사례로 인터넷은행 활성화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당인 민주당과의 협조를 통해 국회에 계류돼 있는 관련 법안의 입법 과정도 직접 챙겨야 한다. 인터넷은행이 금융산업 혁신의 아이콘이 되기 위해서는 은산분리 규제를 푸는 것이 첫 출발이자 마지막 단추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