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방향성은 고객가치 혁신

[시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방향성은 고객가치 혁신
    입력: 2018-07-03 18:00
이희상 성균관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시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방향성은 고객가치 혁신
이희상 성균관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지난 1, 2년 사이 '제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를 정말 많이 들어본 것 같다. 하지만 '4th Industrial Revolution' 또는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용어를 구글에 입력하면 200만개 정도의 웹사이트가 검색된다. 반면에 비슷한 개념을 이야기하는 'Digital Transformation'이란 단어를 같은 검색기에 입력하면 무려 1520만개의 웹페이지가 검색된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에서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세계적으로는 다른 용어로 더 많이 이야기되고 용어의 차이만큼이나 다른 개념으로 이야기 되고 있다.

일단 우리나라에서 강조하는 4차산업혁명은 거대하다. 제임스 와트부터 이야기해서 포드 시스템, 인터넷과 ICT를 거쳐 인공지능, IoT, 퀀텀 컴퓨팅까지 등장하며 인류가 곧 완전히 새로운 시대에 도달할 것 같이 요란하다. 하지만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거대 개념으로는 경영자가 당장 올해 무엇을 할지 알기 어렵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무엇이라고 정의한 학자나 컨설팅 회사는 10개를 넘는다. 필자는 이중 AT 커니의 정의를 조금 수정한 "디지털 신기술로 촉발되는 경영 환경상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프로세스를 전환(비즈니스 프로세스 디지털 전환)하고, 현재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거나 새로운 비즈니스를 통해 신규 성장을 추구(비즈니스 모델 디지털 전환)하는 기업 활동"이란 정의를 사용한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전환과 비즈니스 모델 전환으로 나누어 보면 기업에게는 훨씬 구체적이고 경영에 반영하기 쉬운 개념이 된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SNS,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각종 디지털 기술이 과거와 비교하여 이용하기 쉽고 낮은 비용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변화하였기에 생산, 제조, 물류, 마케팅, R&D, 사무 등 모든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에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 2000년대 초 영국 훌리건들의 제복이 되었다고 한탄하던 버버리가 다시 명품 브랜드로 도약하게 된 것은 비즈니스 프로세스 디지털 전환 덕분이라고 알려져 있다. 즉, 2014년에만 IT부문에 약 7000만 파운드를 투자하여 모바일 및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여 커뮤니케이션과 구매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전환하였기에 밀레니얼 세대에 어필하는 명품이 재탄생하였다.

또 한편으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종전에는 기업이 수행하지 않던 새로운 비지니스 활동을 수행하는 비즈니스 모델 전환이 효과적이다. 얼마전에 바이엘에 의해 660억 달러라는 역대급 인수합병 대상이 된 종자·농약기업인 몬산토는 2010년부터 필드스크립트(FieldScripts)라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1500억 건의 토지 분석, 10조 건의 기상시뮬레이션, 수십만 건의 수확량 데이터를 분석한 것을 기반으로 농업용 로봇, 농장 경영 SW, 물관리 모바일 플랫폼 등으로 클라우드 기반의 정밀 농업이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하고 있다.

기업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수용하려면 몇 가지 유의할 점이 필요하다. 첫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하루 아침에 혁명적으로 일어나게 하기 보다는 체계적이고 단계적 과정을 거쳐야 한다. 둘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업 중심의 전환이 아니라 고객의 가치를 혁신하는 전환이어야 한다. 따라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결과 기업 매출이 늘거나 비용이 주는 것보다는 더 많은 고객이 더 좋은 사용 경험을 하여 기업의 이익을 자동으로 높여주는 것이 최종 목표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여 단순한 기업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사회적 가치도 고려해야 한다.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 피자 배달 로봇을 개발한 미국의 유명 피자회사가 자사의 피자배달원을 실업 위기로 걱정하게 하는 것은 바람직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오늘 아침 출근길에 보는 유산균 배달하는 영업사원이 살짝 올라서서 타는 전동차는 물류 프로세스의 기술적 전환 이상으로 무엇을 위한 전환인가를 고민하는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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