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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산책] 인공지능은 인간이 활용하는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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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빅뱅엔젤스 매니징파트너
[디지털 산책] 인공지능은 인간이 활용하는 도구다
정지훈 빅뱅엔젤스 매니징파트너


딥러닝을 중심으로 하는 최근의 인공지능 기술은 영상과 음성, 자연어처리 등에 대해 다양한 판단력을 요구하는 다양한 작업을 일반적인 인간 수준에 도달시키거나, 능가하는 데에 목표를 두고 기술이 개발돼 왔다. 주로 인간의 판단에 도움을 주는 의사결정시스템(decision support system)의 형태로 표준화된 데이터셋을 대상으로 벤치마크를 하고, 그 성능을 경쟁적으로 발전시키면서 최근 표준화된 다양한 도전과제에서 인간의 수준을 넘어서는 성과들을 냈다. 문제는 인공지능을 실제로 실무에 적용하면서 만나는 문제는 표준화되거나 잘 제어된 환경에서 실험을 할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의학용 인공지능의 사용자는 결국 의사들인데, 특정한 영상을 가지고 하는 진단에서 정확도가 의사들보다 높다고 하더라도, 실제 진단은 영상 이외에도 다른 검사들과 면담, 증상 등의 여러 증거들을 종합해서 이뤄진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의사들이 인공지능을 일종의 소프트웨어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이고, 이 때에는 사용자들을 잘 고려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판단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 및 진단에 걸리는 시간 등과 같이 인공지능의 정확도와 관계없는 여러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진단을 도와주게 된다. 자율주행자동차 소프트웨어의 경우에도 실제로 상용화 될 때에는 자율주행 단계의 수준에 따라 운전자의 주의를 요구하는 정도와 책임성 등의 주요 요소들이 달라지며, 이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한다면 비극적 사건을 겪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런 사고에 의해 발생하는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도 크게 달라진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의 특성에 기인한 데이터의 편견(bias)도 큰 문제다. 학습 알고리즘과 딥러닝 기술이 정교하다고 해도, 잘못된 분포를 가진 데이터가 많다면 자연스럽게 인공지능도 그런 편견을 학습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2016년 UC버클리의 제니퍼 스킴(Jennifer Skeem)이 미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수행한 인종 등을 범죄 예측과 관련한 편견 연구에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흑인 범죄자의 재범율 예측을 백인 범죄자의 수치보다 높게 예측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고, 그 이외에도 남성에 비해 여성 경영진의 경영성과를 낮게 예측하거나, 한국인의 데이터로 학습한 의학영상 결핵 진단에서 백인 데이터셋에 비해 중국인 데이터셋에서 더 정확한 예측을 하는 등의 다양한 데이터 편견 사례들이 알려지고 있어서 이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들이 진행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시사점은 이런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과 조직들이 단순히 인공지능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는 사람들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초창기 인공지능 연구는 인공지능 기술이 실제로 가치가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그 성능을 끌어 올리고, 과학적 원리를 정립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컴퓨터과학 전공자, 수학자, 통계학자 또는 뇌과학자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상업화가 되는 단계에서는 고객들이 원하는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하므로, 디자이너나 기획자들의 역할이 중요하고, 동시에 실제 상용화된 이후의 문제점을 알아내고 이를 교정할 수 있는 프로세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패키징이나 서비스 방식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개선 등이 필요하다. 또한, 인간과 인공지능의 상호작용에 따라 인간이 변화하게 되므로, 기술의 영향력을 개개인의 인간 및 소규모 집단, 커다란 사회 규모에서 평가하고 이에 대해서도 대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법학, 사회학, 심리학, 경제학 등 매우 다양한 다학제 연구자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만남은 이제 먼 미래가 아닌 당장 닥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그 동안 예측가능한 미래에 대해서도 눈 앞에 문제가 닥칠 때까지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인공지능과 인간의 만남이 가져오는 미래사회의 변화는 매우 빠르고 급격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인공지능을 인간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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