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배럴까지 늘려줄 것 요청
가격 높아… 살만 국왕도 동의"
사우디측, 구체적 목표 언급 안해
가격 높아… 살만 국왕도 동의"
사우디측, 구체적 목표 언급 안해
[디지털타임스 윤선영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유 증산을 요청했다.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찾을 지 주목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에 하루 200만 배럴의 원유 증산을 요청했고, 사우디 살만 국왕이 이에 동의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미 C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방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얘기를 나눴고, 이란과 베네수엘라에서의 혼란과 장애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사우디의 원유 생산을 대략 200만 배럴까지 늘려줄 것을 요청한다고 그에게 설명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석유) 가격이 높다"면서 "살만 국왕도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요청은 최근 미국이 이란 핵 합의를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복원하겠다고 한 선언과 관계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동맹국들에 11월 4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후 국제유가는 연일 급등하며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0%(0.70달러) 오른 74.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가 배럴당 74달러 위에서 마감한 것은 201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는 비슷한 시각 배럴당 2.02%(1.57달러) 오른 79.42달러에 거래됐다. 이와 관련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세계적으로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어 내년 2·4분기 말에는 국제유가가 90달러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원유 증산 요청이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민심을 잡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유가 상승이 지속할 경우 유권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등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사우디 측은 살만 국왕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통화가 오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증산량이나 목표치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사우디 국영 SPA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살만 국왕의 통화에 대해 "두 정상이 통화에서 석유 시장의 안정과 국제경제 성장을 유지하고자 노력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200만 배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한편 사우디는 현재 하루 1000만 배럴가량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7월에는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합의에 따라 하루 생산량을 1100만 배럴까지 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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