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산 스티렌에 반덤핑 관세
G2 추가보복관세땐 수출기업 피해
일자리·지역경제도 심각한 타격
"최악상황 대비 안전판 만들어야"
G2 추가보복관세땐 수출기업 피해
일자리·지역경제도 심각한 타격
"최악상황 대비 안전판 만들어야"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전운이 고조되면서 한국경제가 '풍전등화' 상황에 놓였다. 이미 미국과 중국의 관세 폭탄에 우리나라도 유탄을 맞는 일이 발생한 데다 조만간 단행될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로 국내 공장의 일부가 멈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 등 후폭풍이 현실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무역전쟁에 적극 대응한다면서도 아직은 "제한적 영향"이라며 수출업계와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시장의 불안 심리를 최소화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단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해 수출·경기 침체의 안전판을 미리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재계와 전문가들은 물론 정부 일각에서도 우려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이 올 하반기 수입 자동차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작년 기준으로 기아자동차가 광주 공장에서 생산한 전체 물량의 37.3%가 가격경쟁력을 잃어 당장 수출길이 사실상 막힌다. 이는 수출뿐 아니라 일자리, 지역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된다.
이미 무역전쟁의 유탄을 맞은 품목도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23일부터 미국, 한국, 대만산 스티렌에 대한 3.8~55.7%의 반덤핑 관세를 5년간 부과하기로 했다. 한국산의 경우 6.2~7.5%로 비교적 선방한 편이지만 앞으로도 이런 일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수출업체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보복관세 맞대응과 EU(유럽연합) 등의 무역전쟁 참전 등에 따른 수출 감소도 우려된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 수입품의 10%에 달하는 500억 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000만 달러(약 31조원) 줄어든다.
여기에 양국은 추가 보복관세까지 언급하며 극한 대치를 하고 있어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중국이 다시 관세를 늘린다면, 미국은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 부과로 대응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무역전쟁에 대해 "이기기 쉽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정부의 예측은 이와는 다소 온도 차가 있다. 산업연구원은 '미·중 상호 관세 부과의 한국 수출영향 분석 결과' 자료에서 양국의 각각 500억 달러의 맞불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작년 전체의 0.19%인 2억8000만 달러, 대미 수출은 0.09%인 6000만 달러가 각각 감소할 것으로 집계했다. 미·중 상호 수출이 감소하는 부분을 우리나라가 대체하면 수출 감소를 일부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분석과 비교해 거의 100배 가량 차이가 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작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에서 수출의 기여율은 50.7%에 이른다. 한 재계 관계자는 "철강과 세탁기 등 이미 보호무역의 유탄을 맞은 국내 기업들의 해외 공장 건설과 수출 감소 등이 현실로 나오고 있다"며 "내수진작과 규제 완화로 경제위기 가능성에 선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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