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불량 배터리 적용, 생산량 허위 보고' 등을 주장하는 내부 고발자를 기밀 자료 외부 유출 혐의로 고소했다. 올 초부터 자율주행차 사고와 화재 사고 등 잇단 사고에 휘말린 가운데 안팎에서 잡음에 시달리고 있는 모양새다.
테슬라는 네바다주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작년 10월부터 리튬이온 전지공장인 기가팩토리에서 일해 온 전직 기술자 마틴 트립이 회사 기밀과 영업 비밀 정보를 해킹했고, 몇 기가바이트의 데이터를 외부에 넘겼다"고 주장했다.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광범위하고 민감한 회사 기밀을 유출해 외부에 넘긴 직원이 있다"며 "밖에는 테슬라가 망하길 원하는 조직이 많다"고 말한 뒤 나온 조치다.
하지만 트립은 미국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자신은 회사의 잘못을 투자자와 대중들에게 경고하기 위해 언론에 정보를 준 '내부 고발자'"라고 반박했다. 그는 "지금 도로를 주행 중인 모델 3차량에는 1100개의 손상된 배터리 모듈이 장착돼 있음을 발견했다"며 "테슬라가 지난 4월 3일 실적 관련 보고를 앞두고 모델 3 생산량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테슬라 측은 소장에서 "트립의 주장 등은 모두 허위"라며 "그가 자신이 원하는 직위로 승진하지 못하자 그에 대한 보복으로 기밀을 유출한 것"이라고 적시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테슬라는 최근 들어 잇달아 발생한 사고로 창립 이래 최악의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자동차 회사에 치명적인 품질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앞서 15일(현지시간) 미국 배우 메리 매코맥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한 도로를 운행 중이던 남편의 테슬라 차량에 불이 났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에 경찰은 배터리 결함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역시 "(이번 일은)매우 드문 일"이라며 조사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안전 문제와 함께 차량에 적용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하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구나비치에서 테슬라 승용차인 모델S가 자율주행으로 달리다 경찰차를 들이받고 심하게 부서졌다. 같은 달 11일엔 모델S가 유타주에서 소방트럭에 부딪혀 운전자가 발목 골절상을 입었다. 지난 3월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모델X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율주행상태로 달리다 도로 분리대를 들이받아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