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본사의 배출가스 조작 의혹에도 올 초 예정한 20여종의 신차 출시 계획을 이어간다. 한 해 절반 가까이 보낸 만큼 신차를 앞세워 3년 연속 수입차 시장 1위 굳히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다만 앞으로 인증 당국의 절차가 더욱 까다로워져 신차 출시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벤츠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목표로 한 신차 9종을 포함한 약 20종의 새로운 제품 출시 계획 중 5여종을 시판 중이다. 앞으로 연말까지 남은 달 동안 매달 최소 1종 이상의 새로운 차량을 내놓을 수 있는 셈이다.
신차 출시는 벤츠코리아의 1위 자리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벤츠코리아는 3만4821대를 판매해 수입차 시장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 BMW와 격차는 4449대로, 약 한 달 치 판매량만큼 벌어져 있다. 현 추세가 지속한다면 올해 역시 2016년과 작년에 이어 3년 연속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벤츠가 지난 2년 동안 1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제품군 세분화로 꼽힌다. 회사 차종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차종인 E클래스의 경우 국내 시판 차종만 17종에 달한다. 지난 5월 더 뉴 E400 카브리올레를 출시하며 제품군 구성을 완성했다.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BMW 5시리즈 10종과 비교해도 배 가까운 차이를 나타낸다. 그만큼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앞으로 예정대로 신차 출시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환경부는 최근 독일 정부가 불법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배출가스 배출량을 조작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벤츠 C220d, GLC 200d 등을 대상으로 검사에 돌입한다고 밝힌 상태다. 현재 시판 중인 차량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은 없겠지만, 앞으로 들여올 신차에 대한 인증이 한층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 과거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이후 당국은 새로운 경유차에 대한 인증서류를 비롯, 배출가스 검사 수위를 높인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2년여 만에 국내 시장에 복귀했지만, 복귀 과정에서 정부의 인증 기준이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신차를 출시하는 업체들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마틴 슐즈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세일즈&마케팅부문 부사장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신차 출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