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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LIFE] 북한도로에 정보를 심자

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입력: 2018-06-19 18:00
[2018년 06월 20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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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LIFE] 북한도로에 정보를 심자
문영준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남북대화가 북미대화로 이어지고 종전의 물결이 밀려오면서 우리 한반도 70년 분단의 역사가 평화와 협력으로 전환되고 있다. 불과 몇 달 전 전쟁재발의 우려도 있었지만 한꺼번에 기적과 같은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6.25 전쟁으로 인한 분단 후 수많은 선배들의 노력과 땀으로 그동안 일구어놓은 문명과 문화의 인프라가 한꺼번에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근심은 이제 남북의 협력과 교류의 희망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 경제협력사업이 어떻게 진행될 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남북 경제협력사업은 아마도 사회간접자본(SOC)이라고 불려지는 사회기반 인프라로 시작될 것이다. 특히 이 중에서 철도와 도로 등 수송체계의 개선을 위한 사업이 그 대상이 될 듯 하다. 남북정상간의 대화에서도 언급된 바 있는 북한의 철도와 도로체계의 열악한 환경은 그 이후 이어진 실무회담의 의제에도 포함됐던 것으로 이미 언론에 알려진 바 있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북한의 철도 총연장은 2016년 기준 약 5200㎞ 로 남한의 약 3900㎞보다 길지만 이중 대부분이 철로의 침목부식이나 노변침하 등의 문제로 제기능을 못하고 대부분 시속 40㎞ 이하로 운행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철도 협력사업의 경우에는 철로의 개보수와 전철화, 터널 및 교량 보강 등 건설 분야가 주가 될 듯 하다.

북한 도로의 경우는 2016년 기준 약 2만6000㎞로 남한의 약 11만㎞ 보다 훨씬 적고 이중 포장도로는 절반 이하로 알려지고 있다. 고속도로의 경우 남한은 약 4400㎞인데 반해 북한은 약 770㎞ 정도라고 한다. 아직 북한 고속도로의 차로구성, 수평/수직 선형, 진출입(IC)이나 연결(JC) 부분 등의 물리적인 기하구조가 어떤 상태인지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다. 또한 하루 차량의 총 통행량이 얼마인지, 평균적으로 시속 몇 ㎞로 주행하는 지, 혹시 일부 구간에 정체나 지체가 발생하는 지와 교통사고는 얼마나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에 대한 내용도 전혀 알 수가 없다. 다만 최근 한가지 알려지고 있는 사실은 작년부터 고속도로에 통행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교통량의 증가로 인한 혼잡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차량 수요관리 차원으로 고속도로 유료화를 시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가능하다. 지역 장마당간 상품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물류 수송차량들의 이동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한 원인일 수 있겠다. 그러나 하루 몇대의 차량이 어느 구간에서 어떻게 통행료를 내는 지, 또한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차량들은 고속도로 교통상황에 관련된 정보를 어떤 수준으로 받는 지에 대한 정보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우리나라는 이미 1990년 후반부터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지능형교통시스템(Intelligent Transport Systems: ITS) 구축을 시작해서, 지금은 4400㎞ 고속도로 전체와 1만4000여 ㎞국도의 약 20% 정도, 그리고 서울시를 비롯한 약 40개의 도시에 버스정보서비스(BIS) 등 소위 첨단도로정보체계를 완료해서 운영 중에 있다. ITS는 기존도로교통에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해서 교통혼잡을 완화하고 교통사고를 줄이는 대안으로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제시되면서, 지금은 비중이 꽤 큰 도로정보화산업으로 자리매김을 하였고 시장의 지속적인 확산을 위해 국제표준화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도로에 초고속정보통신망을 구축하고 교통정보센터에 연결해 도로에 주행하는 차량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가공 처리해서 도로 곳곳에 설치된 정보표시장치나 휴대폰 등으로 운전자나 이용자들에게 적절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ITS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다. 도로에 통행하는 차량의 수량과 속도 및 점유율 등 교통류데이터를 얻기 위해 각종 유무선 검지기와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해서 교통사고 등 돌발상황이 발생하거나 정체현상이 있을 경우 즉각대처가 가능하다. ITS로 제공되는 서비스는 이미 일반 시민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도로 종류별로 교통류의 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하게 하는 교통관리최적화 서비스와, 유료도로통행료, 혼잡통행료 등 통행요금을 주행상태에서 자동으로 지불하는 통행료 전자지불서비스, 시내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요금과 주차요금 등 교통 편의시설 이용요금을 자동으로 지불하는 요금전자 지불서비스가 있다. 차량 운전자 및 여행자에게 실시간 교통상황에 맞게 목적지까지 최적경로를 안내하거나, 주차 등 여행에 필요한 교통정보를 출발 전 또는 주행 중에 제공하는 여행자정보서비스도 있다.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매일 이용하는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에 대한 운행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버스정보서비스(BIS)와 모든 버스의 운행위치, 운행간격, 사고상황 등 버스운행정보를 수집해 배차간격조정, 운전자관리, 예약 등 버스운행을 최적화하는 대중교통관리서비스가 ITS의 대표격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ITS로 인해 시민들은 일상생활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동할 때 어떤 교통수단으로 어느 경로를 이용하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지에 대한 스마트한 선택이 가능해졌다. 도로관리자나 정책 입안자들은 어떤 도로에 무슨 문제가 있는 지를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 지를 판단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도로의 신설 혹은 확장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거나 유지보수 등을 적절하게 시행할 수 있게 되었다.

개성공단을 통해 경제협력이 재개될 경우 남북한은 인력 및 물자의 수송을 위해 문산에서 개성까지 연결된 약 20여㎞의 도로에 이전 보다도 더 많은 차량의 이동 수요가 발생할수 있다. 그리고 개성 이외에 나진 등 또 다른 북한 지역에 경제협력 산업단지가 조성될 경우 인력과 물자의 수송을 위해 도로를 신설하거나 기존 도로를 확장하는 등의 인프라 건설 공급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북한 도로의 현 상황과 차량의 흐름 상태를 좀 더 정확히 파악해야 북한 도로에 대한 인프라지원 협력에 대한 적절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일단 문산-개성간 도로에 ITS를 구축하는 것을 먼저 고려해 볼 수 있다. 남한의 구간에는 시스템 구축에 문제가 없겠지만 북한쪽 구간은 통신방식 등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현재 국토교통부에서 차량-도로 초연결성(V2X) 기반으로 차세대 ITS (C-ITS)에 적용하고 있는 전용통신망(WAVE)을 어떻게 연계할 지에 대한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 여기에 이동통신망을 이용해야 할 경우, 현재 북한의 이동통신망이 3G 수준이지만 500만대에 육박한 가입자 수를 감안해야 할 것이고, 수년 내 5G로의 전환에 대한 중장기적인 고민도 남북한 모두에게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개성-평양간 고속도로를 포함한 북한의 도로에 단계적으로 정보화가 구축되면서 남북간의 경제협력을 위한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평양냉면을 먹으러 옥류관을 가고 평양 관광을 하게 되는 날, 개성-평양간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내 스마트폰으로 티맵이나 카카오내비를 통해 목적지 경로와 실시간 교통정보를 받고 스마트톨링으로 입출경절차와 통행료지불을 처리하는 것을 기대해 본다. 평양 시내에서도 서울과 같은 수준의 버스정보서비스를 받으면서 지금의 교통카드로 버스와 지하철을 탈 수 있는 그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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