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완화 편승 주택다모대출 수요 급증
구조조정 등 리스크 높은 기업 대출 감소
금융당국 “생산적 금융 확대 위해 제도적 장치 강화 필요”
구조조정 등 리스크 높은 기업 대출 감소
금융당국 “생산적 금융 확대 위해 제도적 장치 강화 필요”
반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대손율이 높은 기업대출 증가율은 둔화됐다. 이에 정부는 은행들의 가계대출 선호 경향은 시장 자율적으로 교정되기 어렵다고 보고 자본 규제 등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19일 발표한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의 자산운용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의 연평균 총자산 성장률은 3.6%로 연평균 명목 국내총생산(GDP·5.1%)를 밑돌았다.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과 2008년에 은행 총자산 성장률은 각각 11.7%와 21.8%에 달했다.
국내 은행의 총자산은 2017년 말 기준 2363조원으로, 구성을 보면 대출채권이 1764조원, 유가증권이 375조원을 차지했다. 대출채권 비중은 74.6%로 금융위기(67.7%) 이후 원화 대출금 중심으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반면 유가증권 비중(15.9%)은 자본규제 강화에 따른 주식보유 축소와 기업 신용위험 상승에 따른 회사채 보유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속 하락했다.
대출채권 중 원화 대출금은 기업대출 817조원(54.2%), 가계대출 660조원(43.8%)이었다. 2013년 이후 가계대출 비중은 지속 상승했지만, 기업대출은 줄어드는 추세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464조원(70.2%)이고, 기타 신용대출은 197조원(29.8%)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와 맞물려 부동산 규제 완화가 가계대출 수요를 촉진시켰지만,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대기업 대출 수요는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가계대출 자산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데는 은행들의 여신 관행도 영향을 미쳤다. 가계대출이 기업대출보다 수익률 면에서 좋은 데다 리스크도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자수익률과 대손율을 고려한 위험조정수익률(이자수익률-대손율)은 가계대출은 2.96%로 기업대출(2.61%)보다 높다. 하지만 위험가중치는 기업대출이 66.3%로 가계대출(25.6%)보다 두 배 이상 위험하다.
아울러 2013년 이후부터는 개인사업자대출이 빠르게 증가했는데, 이는 부동산임대업 편중 현상 때문이다. 금감원은 저금리와 은퇴자 노후 대비 수요 등으로 부동산 임대업대출 수요가 늘어난 데다 은행이 담보 위주의 대출자산 확대전략을 취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금감원은 관계자는 "은행이 가계대출을 선호하는 행태는 소비자 수요, 다양한 경제적 유인 때문으로 시장 자율적으로 교정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서는 지속해서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월 가계대출 가중치를 높인 예대율 산출방식 차등화와 고위험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강화 등이 담긴 생산적 금융을 위한 자본규제 등 개편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조은국기자 ceg420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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