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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최저임금의 고용효과에 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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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시론] 최저임금의 고용효과에 대한 오해
김용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 및 소득 효과에 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고용감소의 증거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발견할 수 없다는 정부와 연구기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분명 부정적 효과가 나타났을 것이라는 믿음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정부 내에서도 "경험이나 직관으로 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이나 임금에 영향을 미쳤을 것"(김동연 부총리의 국회 발언)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2019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두고 논란은 더욱 격화될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임금 비용의 상승이고, 그렇다면 사용자가 고용감축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최저임금의 상승이 눈에 띌만한 고용 감소를 초래하지는 않는다. 물론 인상의 수준이 적정하다는 전제 하에 그렇다. 올 최저임금 16.4%의 인상은 급격했던 게 사실이지만, 일자리안정자금을 통해 지난 5년간 평균 인상률 7%를 넘는 9.4%에 대한 비용 부담을 정부가 짊어졌다는 점에서 적정 수준을 넘는 것이었다고 규정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씽크탱크 중 하나인 경제정책연구소(CEPR)의 존 슈미트 선임연구위원은 2013년 "왜 최저임금이 눈에 띌만한 고용변화를 초래하지 않는가"라는 질문과 관련해 11가지 방식의 조정 경로를 제시한 적이 있다. 고용 감축을 피하고 다른 방식으로 조정한다는 것이다.

첫째, 노동시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최저임금은 근로자를 고용하는 비용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근로자의 시간 당 고용 비용을 올리는 것이다. 때문에 고용주는 노동자 수를 줄이기보다는 노동자의 근무시간을 줄이는 데, 노동자가 과거에 받던 급여의 총액에 미달할 만큼 노동시간을 많이 줄이지는 않는다. 가령, 20시간을 일하던 노동자의 최저임금이 7000원에서 8400원으로 20% 인상됐다면, 사용자는 노동시간을 10% 정도 감축해 18시간으로 줄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동자의 주급은 기존 14만원에서 15만 1200원으로 8% 인상된다. 16.66시간 이하로 노동시간을 줄이면 주급 총액이 이전 수준인 14만원 이하로 떨어지게 되는데 그만큼 줄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 임금 비용 인상분의 일부를 소비자에게 전가한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패스트푸드 업종의 경우 10%를 임금 인상할 경우 4% 이하의 가격 인상이 초래되고, 0.4% 이하의 물가 상승이 초래될 수 있다.

셋째, 임금 압착으로 대응한다. 저임 근로자의 임금인상을 받아들이는 대신 고임 근로자의 임금인상 폭을 줄인다. 조사에 따르면 고용주의 절반 정도는 이런 방식으로의 대응을 선호한다고 답한다. 이 경우 최저임금 인상은 근로자 간 임금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갖는다.

넷째, 수요를 증가시켜 고용비용 증가분을 상당 부분 상쇄시킨다. 특히 경기 침체기나, 완전 고용 상태 이하의 경우, 최저임금을 올리면 기업의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이를 통한 수익으로 고용비용의 증가 부담을 완화시킨다. 2012년에 나온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2014년 7월까지 최저임금을 7.25달러에서 9.80달러로 35% 인상할 경우, 경제 규모(GDP)는 추가적으로 250억 달러가 늘어나고, 1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기업 소득 중 400억 달러가 저소득층 가계 소득으로 환류돼 이들의 소비가 확대돼 나타나는 결과다.

다섯째, 근로자를 타이트하게 관리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성과 기준을 높이고,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 해고할 경우 대상 노동자의 원망이 두렵고 도덕적으로도 부담스럽기 때문에 사용자는 이 방식을 선호한다.

여섯째, 근로자에게 근로 동기가 부여돼 생산성이 향상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트글리츠 교수 등의 '효율임금이론'인데, 임금이 높아지면 일자리를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기 때문에 해고를 당하지 않기 위해 더욱 열심히 일한다. 그 외에도 이직률의 감소, 이윤 감축 감수, 노동자 선발기준 강화, 저임근로자에 대한 교육훈련비용 절감, 공짜 혹은 저가 음식제공 중단 등의 방식도 가능한 조정 수단이다.

최저임금 인상에도 고용감소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사용자들이 이와 같은 조정 방식 중 어느 하나, 혹은 여러 개의 방식을 선택해 고용감축을 피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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