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초·재선 의원 책임론 제기
친박계 중진의원 탈당요구 나서
일각선 보수야당 통합론 '고개'
친박계 중진의원 탈당요구 나서
일각선 보수야당 통합론 '고개'
한국당은 지난 14일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사퇴한 이후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지만, 비대위 구성조차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재선의 오신환 의원 등 4명으로 비대위를 구성했지만 비대위 구성만으로는 선거 참패의 후유증을 극복하기 어려워 보인다.
◇ 한국당, 초·재선의 혁신 움직임 나타날까=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은 당의 구심점이 없는 상황에서 중진 의원들을 향해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초선 의원들은 당 중진 의원들의 정계 은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들을 비롯한 초선의원들은 19일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한다. 재선의원들도 18일 오전 모여 당 진로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모임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행동에 옮기느냐에 따라 분열·분당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친박(친박근혜)계 중진 의원들의 탈당을 요구하거나 제3 지대 통합을 위해 의원들이 대거 탈당할 수도 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 이후 친박계 의원들에 대한 인적 청산 작업을 진행하지 않아 지금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보고 있다. 한국당 전체 의원 수의 3분의 2에 달하는 초·재선 의원 75명이 집단행동에 나선다면 당의 혼란과 분열양상이 커질 수밖에 없다.
◇ 다시 고개 드는 '빅 텐트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각에서 보수야당 간 대통합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이 중진·친박 의원들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빅 텐트론은 보수 야당의 위기 극복을 위한 시나리오 가운데 가장 큰 정치적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다.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지난 14일 사퇴 선언 당시 한국당과의 당 대 당 통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폐허 위에서 제대로 집을 짓기 위해 백지상태에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직전까지도 한국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이었던 것과는 대조된다.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도 선대위 해단식에서 "야당이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근본적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 일부 의원들도 보수 재편을 위해 바른미래당과의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문제는 두 정당의 통합까지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라는 점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한국당·바른미래당의 인적 구성이다. 한국당 내 친박계 의원들을 포함하는 통합은 세 확장을 위한 이합집산이라는 비판을 받을 공산이 크다. 바른미래당 내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은 한국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이다. 이들을 포함한 채 통합할 경우 이합집산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들을 제외한 채 통합이 이뤄진다면 통합의 의미가 퇴색될뿐더러 세력 확장도 기대하기 어렵다.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아직 2년이나 남아 두 정당 의원들의 위기감이 크지 않은 것도 통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호승기자 yos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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