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임대차 보호법 등 민생법안 처리 속도낼 듯
의장단 선출·원 구성 여야 간 샅바 싸움 예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 압승과 재·보궐선거 석권을 앞세워 정국 주도권을 쥐고 야당을 향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6월 임시국회부터 문재인 정부 2년 차에 필요한 법안과 예산, 의장단 선출·원 구성 등에서 밀어붙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민주당은 정국주도권을 확보한 만큼 묵혀 왔던 국정과제를 처리할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은 먼저 국정운영에 필요한 민생·개혁 법안 처리에 주력하기로 했다. 여야 대치 정국이 반복되면서 계류 중인 주요 법안은 상가 임대차보호법과 4차산업혁명 동력이 될 규제 샌드박스 패키지 법안,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법, 미세먼지 특별법 등이다. 민주당은 특히 여소야대 정국에서 번번이 자유한국당 등 야당에 발목을 잡힌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 국정원 개혁법안 등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연루의혹을 받고 있는 권성동 한국당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도 주요 관심사다. 민주당은 앞서 한국당 염동열·홍문종 의원 체포동의안이 부결돼 권 의원 체포동의안을 반드시 가결 처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6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가 열리면 체포동의안이 가장 먼저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재·보선에서 11석을 늘려 총 의석을 119석에서 130석으로 늘렸다. 비교적 여당에 우호적인 민주평화당(14석)과 정의당(6석) 등을 합하면 과반이 된다. 범여권 진영이 뭉치면 여야 표 대결에서 이전보다 훨씬 유리해진 것이다.
민주당은 의장단 선출과 원 구성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이미 6선의 문희상 의원을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뽑아놓은 상태라 무난하게 의장 선출을 마무리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문제는 부의장 선출과 운영위원장·법사위원장 등 원 구성이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지도부 총사퇴로 비상시국을 맞았고, 당을 재정비하기 전까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원 구성에 대한 당내 의견 조율이 어려운 상황이라 원 구성 협상이 후 순위로 밀릴 가능성도 크다.
난관도 많다. 민주당은 더욱 견고해진 원내 1당 지위를 이용해 의장뿐만 아니라 운영위원장 등 주요 상임위원장을 챙길 생각이다. 관례로 원내 1당이 국회의장, 여당이 운영위원장을 맡아왔던 터라 무리한 계획은 아니다. 하지만 운영위원장·법사위원장 사수를 목표로 세운 한국당이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의장 자리를 놓고 야당 간의 샅바 싸움도 예고돼 있다. 의석수에 따라 제1부의장 자리는 한국당 몫이 되겠지만 제2부의장 자리는 불투명하다. 원내 3당인 바른미래당과 공동교섭단체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지방정부 실현을 위한 국민과의 약속 선포식'에서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개혁과 혁신을 통해 지방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일에 집중하겠다"며 "중앙정부와 발맞춰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함께 이끌어나가겠다"고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