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낭독기 사용시 다음 링크들을 이용하면 더 빠르게 탐색할 수 있습니다.
 
즐겨찾기 문화일보 PDF

[디지털산책] 혁신주도성장 속도 내자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입력: 2018-06-14 18:00
[2018년 06월 15일자 23면 기사]

원본사이즈   확대축소   인쇄하기메일보내기         트위터로전송 페이스북으로전송 구글로전송
[디지털산책] 혁신주도성장 속도 내자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소득주도정책을 둘러싼 논의가 분분하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실험하다가 시장의 역습을 받아 선의로 포장된 목적이 수렁속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최저임금을 올려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이려고 했지만 고용만 감소하고 소득분배는 더 악화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에는 몇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소득주도성장정책을 검증되지 않은 정책이라고 비판하는데 그렇다면 검증된 정책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동안 검증된 정책을 시도해보았지만 성과가 없어서 새로운 정책을 시도한 것이 아닌가? 기업이 한계에 직면하면 기업가정신을 발휘하여 돌파해나가듯이 정책도 한계에 직면하면 발상을 달리 하는 새로운 정책을 시도해보는 기업가정신을 발휘해야 하지 않겠는가?

둘째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성공사례가 없는 정책이라고 하는 것도 지나친 비판이다. 자동차 생산에서 컨베이어 벨트라는 획기적 혁신을 도입한 포드자동차는 1914년 근로자들의 임금을 2달러대에서 5달러로 2배 이상 올리는 파격적 조치를 통해 자동차 대중화시대를 열었다. 우리나라도 1987년 '노동자대투쟁'을 통해 임금이 대폭 인상되면서 마이카 시대가 열리고 일자리와 소득과 성장의 선순환이 이뤄졌던 경험이 있는데 이것은 소득주도성장을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가 아닌가?

작금의 소득주도성장론의 문제점은 검증되지 않은 정책이어서가 아니라 시장이 감당해낼 수 있는 속도와 강도 이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따른 부작용이다. 시장논리에 따르면 임금이 오르면 당연히 고용이 감소한다. 최저임금제도가 있어도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10% 이상 있는 지불능력 취약한 영세기업 중심의 경제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감소된 고용이 새로운 일자리로 옮겨갈 수 있다면 고용은 감소하지 않는다. 그 새로운 일자리가 이전보다 임금수준이 높은 곳이면 고용도 감소하지 않고 소득도 올라가고 소득분배도 개선된다.

관건은 이런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는가이다. 혁신주도 성장정책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감소한 일자리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 소득주도성장정책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성장과 소득분배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정책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혁신주도 성장정책이 좋은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어내고 있는가? 아쉽게도 현재까지는 그러지 못하다. 혁신주도 성장정책의 성과가 지지부진하다 보니 기존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을 보는 반면, 부담이 늘어난 영세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감량경영으로 고용과 소득분배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해법은 무엇인가? 답은 간단하다.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추진속도와 강도보다 훨씬 높은 속도와 강도로 혁신주도 성장정책을 추진하면 된다. 문제는 혁신주도 성장정책에서 집중적으로 추진해야 할 내용이 이전 정부의 창조경제정책처럼 명확하지 않고 그 때문에 추진속도와 강도도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의 의견을 말한다면 혁신주도 성장정책의 핵심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준비된 창업과 견실한 기업성장을 지원하는 인프라와 생태계 구축이다. 이를 위해서는영세기업이나 한계기업 보호 중심정책에서 준비된 창업기업이나 혁신을 통한 성장기업 지원 중심정책으로 골대를 확 바꿔야 한다. 창업기업이나 성장기업에 대한 지원도 개별 기업이 아닌 기업간 협력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 기업주와 근로자가 성과를 공유하는 오픈 경영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확 바꿔야 한다. 지원대상기업을 제대로 선정하기 위해 평가방식도 확 바꿔야 한다. 정책담당자들은 이런 발상과 추진방식의 혁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DT Main
선풀달기 운동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