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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 스토리] 인생과 골프는 닮았다

최경아 박사 

입력: 2018-06-14 18:00
[2018년 06월 15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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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 스토리] 인생과 골프는 닮았다
최경아 박사

(16) 골프 요가
준비운동으로 근육 풀어줘야
변함없는 젊음과 미 유지


꽃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며 가슴을 간지럽게 한다. 나비, 벌, 잠자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고 완연한 여름날이다. 휴식이 그립다. 열심히 일하고 난후 주말에 녹음방초(綠陰芳草)를 즐기며 운동하고 싶은 충동이 느껴진다. 세월이 변하면서 예전에는 럭셔리 스포츠로 자리매김해서 부유층만의 전유물이었던 골프가 이제는 연령대도 낮아지고 대중화돼가는 듯하다. 골프란 GOLF(Green+ Oxygen+ Life + Friend) 즉 그린에서 좋은 공기 마시며 친구들과 인생을 논하는 운동이 아닐까? 인생과 골프는 꽤 닮았다. 쉽게 느껴졌다가도 한 번씩 인생의 쓴맛을 보듯 OB, 해저드, 벙커 등이 도사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이것을 실패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다가도 집중하고 몰입하면 다시 좋은 결과로 보답을 하기도 한다.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함부로 규정짓기 난무한 것처럼 골프도 마찬가지다. 골프와 인생의 공통점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터득하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이다.

골프의 실수를 줄이고 더 좋은 스코어를 위해 선수들은 물론 아마추어들도 요가수련을 한다. 골프와 요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동전의 앞면과 뒷면 같은 운동이다. 컨트리클럽에 가면 캐디들이 준비운동을 시켜준다. 이것이 골프요가의 일부분이다. 아무리 근력이 뛰어나도 유연성이 뒷받침 되어야 스윙의 꼬임을 원활하게 하는 바디턴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필자는 골프장 요청에 의해 캐디교육 및 캐디가 회원들에게 가르쳐주면 좋을 만한 자세 등 강연을 하곤 한다. 외국의 문헌에서도 플렉스 포 골퍼(Flex for golfer) 등 골퍼들을 위한 요가스트레칭에 대한 참고서적을 많이 볼 수 있다.

왜 골프요가를 해야 할까? 우선 모든 준비운동의 역할을 하며 딱딱하게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풀어주어 풀스윙을 가능하게 한다. 필드의 대부분 경사가 있어서 제대로 된 스윙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하체근력강화를 통해 균형감각을 지니는 것이 포인트다. 마지막으로 퍼팅은 돈이다. 심리에서 지면 스코어도 무너지고 상대방에게 한 수 접고 들어가게 된다. 명상과 심상훈련 등 멘탈 코칭 기법으로 마음근육을 단단하게 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는 법이 없다.

또한 정리운동도 필수다. 티샷할 때 드라이버를 치는 동안만큼은 모든 동반자들의 주목을 받는 쇼(Show)라고 할 수 있다. 이때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멋지고 아름다운 자세를 취하고 싶다. 골프 프로님은 물론이고 모든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휘니쉬 자세를 보면 약간 c형으로 휘어지는걸 볼 수 있다. 오른쪽으로 백스윙했다가 왼쪽으로 팔로우스루 하여 휘니쉬자세를 만든다. 구력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고착화돼 심하면 척추측만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반드시 반대로 스윙을 해주는 연습이 필요하다. 즉 왼쪽으로 백스윙해서 오른쪽으로 휘니쉬하는 자세를 취해보라. 어색하고 느낌이 참 묘할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한 자세로만 몇 년씩, 혹은 몇 십년 씩 동일한 자세를 취했기 때문에 반대동작을 하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요가는 작용과 반작용의 원리에 의해 전후 좌우 모든 방향으로 자세를 취해줘야 불균형을 회복할 수 있다. 또한 골프요가로 단련된 유연한 몸은 프로 못지 않는 완벽한 휘니시 자세를 만들고 정확한 스윙궤도를 가능케 해서 스코어 관리에도 효과적이다.

골프는 폼생폼사라고 했던가? 즉 아무리 로우팬디 골퍼라 해도 폼이 우스꽝스러우면 낭패다.

머리를 고정하고 어깨턴, 힙턴을 하며 몸통스윙을 한다면 정말 우아하고 멋진 스윙폼이 되어 동반자의 부러움을 살 것이다.

뭐든 머리를 고정하고 몸만 이동하는 것 쉽지 않다. 심지어 필자의 지인은 골프라운드 중 샷하기 전에 늘 "고들개, 고들개" 외치고 스윙을 한다. 알고 보니 '고개 들면 개'라는 자기 암시를 통해 헤드업하지 않고 몸통스윙만 하겠다는 다짐이라고 한다.

어쩌면 경쾌한 음악에 맞춰 댄스를 할 때에도 머리를 좌우로 흔들기보다는 머리를 고정하고 시선은 한 곳만 향하며 어깨, 허리, 골반만 웨이브 하는 것이 더욱 요염하고 예쁘게 느껴진다. 수년전 온 국민을 섹시댄스 열풍으로 만들었던 브라운아이즈 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골반춤 처럼 말이다.

필자도 최근 한껏 골프요가 수련 후 동반자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며 정말 재미나게 라운드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허벅지 안쪽이 아파서 보니 세상에 처음 보는 말벌처럼 생긴 큰 벌이 바지를 뚫고 내게 독침을 가하고 있는 게 아닌가? 놀라서 손으로 벌을 던졌다. 임팩이 얼마나 좋았던지 벌이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졌다. 그때 옆에 있던 동반자가 발로 밟아서 벌을 기절시켰다. 그때부터 허벅지가 퉁퉁 부어오르더니 너무 따갑고 아프고 시뻘겋게 흉터처럼 생겼다. 순간 벌초하러 산에 갔다가 말벌 등에 쏘여 사망했다는 뉴스를 가끔씩 접했던 기억이 나면서 당황스럽고 무서워졌다. 손끝 발끝이 저리고 허리부터 등까지 뜨겁게 느껴지면서 입근육도 마비되는 것 같고 머리도 어질어질했다. 눈물이 범벅이 되고 당황스러움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경기과에서 골프라운드를 중단하고 화장실로 가서 신용카드 등으로 독침을 빼라는데 갑자기 당황하기도 했고, 독침을 스스로 빼는 법도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마침내 119 응급차에 실려 근처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태어나서 처음 119 구급대에 누웠는데, 가는 내내 눈물이 흐르고 혹시 이대로 사망하는 건 아닌지 공포스러웠다. 오래전 대한민국이 경제선진국이 되기 전에 골프 치다 벼락 맞아서 사망한 사모님은 동정도 못 받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 것처럼 필자도 골프라운드하다 벌에 쏘여서 죽으면 얼마나 허무할까? 하는 마음과 준비되지 않은 죽음에 대한 서늘한 기운이 계속 괴롭혔다. 그리고 가족들 얼굴이 한 명씩 아른거렸다. 영화나 TV에서만 보던 119 구급대에서 응급실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두려움은 더욱 커져만 갔다. 호흡곤란 증세가 와서 산소마스크 쓰고 링거에 주사 여러 대 맞고 한참을 보냈다. 그 이후 정신이 들고 다시 통원치료하기로 하고 퇴원을 했다. 우리나라 의술은 참 많이 발전했다. 빠른 의료조치로 몇 일 전 사경을 헤맬 만큼 힘든 고비를 다행히 잘 넘겼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필자로 인해 골프라운드 하다말고 병원에 따라오느라 저녁식사도 거른 동반자들에게 너무나 송구스럽다. 칼럼을 쓰는 지금도 허벅지 안쪽은 벌에 쏘인 상처가 아직도 붓고 시뻘겋고 몽고반점처럼 변색됐지만 그래도 살아있음에 행복하고, 디지털 타임스 독자 분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된 점에 감사드린다.

제2의 삶을 살게 되었으니, 일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즐겨서 더욱 건강한 삶을 영위해야겠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유혹은 도전이다. 그래서 골퍼들은 누구나 100타를 깨고 싶고 90타, 80타, 싱글, 심지어 언더파까지 원하는 게 사람 욕심이다. 필자도 알바트로스(Albatross, double eagle과 같은 의미로 한 홀에서 그 기준 타수보다 3타수 적게 홀아웃한 것. 즉 파5에서 두 번에 성공시키는 샷)에 도전해보고 싶은 유혹에 빠졌다. 타인보다 한 단계 높은 플레이를 즐기고 싶다면 골프요가와 친해지기 바란다. 핸디는 낮추고 세월이 흘러도 완고한 아름다움을 유지시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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