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기준금리 0.25%p 인상
10년만에 2%대 금리 회복해
아르헨티나 등 화폐가치 폭락
한국도 외자유출 등 대비 필요
10년만에 2%대 금리 회복해
아르헨티나 등 화폐가치 폭락
한국도 외자유출 등 대비 필요
미국이 경기호황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금리인상에 가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지난 3월에 이어 3개월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추가로 2회 이상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미국 금리인상 발 달러 자본 이탈이 가속화되고,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들도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등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칠 움직임이다.
우리나라도 당장, 미국과의 금리격차가 0.5%포인트로 벌어지면서 해외 투자자 이탈, 시중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연준은 14일(한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6월 기준금리를 기존 1.50~1.75%에서 1.75~2.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미국 기준금리가 2%대에 오른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문제는 금리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이다. 미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점도표도 상향 조정하며 매파 시그널을 보냈다. 점도표는 FOMC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을 볼 수 있는 그래프로, 점도표 중간값은 3월 2.125%에서 6월 2.375%로 오르며 올해 기준금리가 2.25~2.50%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졌다. 미국 FOMC 회의는 9월과 12월 두 차례 남았는데, 두 차례 회의에서 모두 금리인상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경제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금리인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매우 잘 돌아가고 있다"며 향후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연준이 이처럼 긴축통화 정책에 힘을 실어 주면서, 신흥국의 자본유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 연준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14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연내 종료할 것을 시사하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6월 위기설' 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미 연준의 금리인상과 함께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은 또 크게 출렁였다. 이날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달러당 26.26페소로 1.95% 하락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페소 가치 급락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40%로 6.75%포인트나 올렸지만 외자 유출을 막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을 비롯해 경제당국도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정부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외자유출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신흥국 등의 외자유출 확대, 시중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모니터링을 강화키로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자본 유출은 미국의 금리인상 이외에도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면서도 "ECB에서 완화기조 축소를 시사하고 있고 일부 신흥국의 금융 상황이 불안하기 때문에 앞으로 자본유출과 관련해 어떻게 진전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경제전문가들은 미 연준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2회 인상할 경우, 한미간 금리격차가 1%포인트 이상 벌어질 경우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현재는 한미간 금리격차가 0.5%포인트 여서 시장에서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지만, 그 격차가 1% 포인트까지 벌어질 경우, 급격한 외자유출로 국내 금융시장이 위기상황을 맞게 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 스케줄이 빨라진 만큼 한·미 금리차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7월 소수의견 가능성이 다시 살아날 수 있고 7월 인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은애기자 eunae@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