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 인프라 구축 등 기대
석유제품도 주요 거래품목 꼽혀
첨단기술 제조업은 시일걸릴 듯
석유제품도 주요 거래품목 꼽혀
첨단기술 제조업은 시일걸릴 듯
6·12 미북 정상회담
산업별 남북 경제협력 전망은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인 결론을 내면서 남북 경제협력이 산업별로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와 전문가들은 우선 북한의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석유화학·건설·섬유·관광 등이 당장 경협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봤다.
다만 전자·자동차 등 첨단산업에서는 당장 북한과 협력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경제력 향상에 당장 도움이 되는 노동집약 산업에서 점차 첨단산업으로 경협을 단계를 높여나가는 게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12일 미북 정상회담이 마무리되면서 주요 산업계는 앞으로 이어질 남북 경협에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건설과 에너지 등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업종이 가장 유력한 경협 후보군으로 꼽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불비하다"고 표현한 북한의 도로·교통을 비롯해 전력 인프라 등이 노후화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도 남북 경협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과 삼정KPMG 등에 따르면 북한 유기화학제품 수입액은 2001년 30억 달러에 육박했지만, 대북 제재 강화로 급감해 작년에는 10분의1 수준까지 줄었다. 전체 수입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대북 제재만 풀리면 우리나라가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게 석유화학 업계 분석이다.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도 남북 교류협력 주요 품목으로 꼽힌다. 2014년 기준, 북한의 하루 휘발유과 경유 생산량은 각각 4121배럴, 3925배럴이다. 일반적인 탱크의 연비가 디젤 1ℓ에 0.3㎞ 내외의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 4300여대 탱크 중 1870대 정도만 하루 100㎞ 정도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북한 정부가 몇 년 전부터 평양과 주요 대도시에 직영 주유소를 설치해 소비자에 판매하는 등 주유소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도 호재다. 업계에 따르면 북한은 석유제품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국내 생산 물량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업계는 북한에 직접 NCC(나프타분해설비) 등 석유 정제시설을 구축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내 생산시설로도 당장 충분히 공급할 수 있고, 24시간 가동하는 특성상 현지 전력 등 인프라 안정화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관광 업계도 김 위원장이 '원산 갈마 관광단지' 개발을 최대 역점 사업으로 신경 쓰고 있는 만큼, 북한 관광 진출 기회가 크게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과 리조트 등을 운영하는 롯데와 한화, SK 등이 북 관광 시장에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자, 자동차 등 기술집약적 제조 업체들의 북한 진출 가능성은 현시점에서는 높지 않아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북한에 제조공장을 세우려면 부품 협력사들과 동반 진출해야 하는데, 부품 협력사들이 현지에서 다른 판로를 개척할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의류 봉제나 플라스틱 가공 등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력을 키운 뒤 소비시장이 형성되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그러나 최근 북한에서 시장경제가 점차 확산하고 있어 제조업 진출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북한에서 운영 중인 종합시장은 2010년 200여 개에서 올해 2월 481개로 배 이상 증가했다.
산업계에서는 과거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정치적 돌발 이슈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 없이는 남북 경협이 활성화하긴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정부의 보여주기 식보다는 민간 주도로 남·북이 서로 득이 되는 경협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산업계는 전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산업별 남북 경제협력 전망은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인 결론을 내면서 남북 경제협력이 산업별로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와 전문가들은 우선 북한의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석유화학·건설·섬유·관광 등이 당장 경협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봤다.
다만 전자·자동차 등 첨단산업에서는 당장 북한과 협력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경제력 향상에 당장 도움이 되는 노동집약 산업에서 점차 첨단산업으로 경협을 단계를 높여나가는 게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12일 미북 정상회담이 마무리되면서 주요 산업계는 앞으로 이어질 남북 경협에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건설과 에너지 등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업종이 가장 유력한 경협 후보군으로 꼽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불비하다"고 표현한 북한의 도로·교통을 비롯해 전력 인프라 등이 노후화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도 남북 경협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과 삼정KPMG 등에 따르면 북한 유기화학제품 수입액은 2001년 30억 달러에 육박했지만, 대북 제재 강화로 급감해 작년에는 10분의1 수준까지 줄었다. 전체 수입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대북 제재만 풀리면 우리나라가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게 석유화학 업계 분석이다.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도 남북 교류협력 주요 품목으로 꼽힌다. 2014년 기준, 북한의 하루 휘발유과 경유 생산량은 각각 4121배럴, 3925배럴이다. 일반적인 탱크의 연비가 디젤 1ℓ에 0.3㎞ 내외의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 4300여대 탱크 중 1870대 정도만 하루 100㎞ 정도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북한 정부가 몇 년 전부터 평양과 주요 대도시에 직영 주유소를 설치해 소비자에 판매하는 등 주유소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도 호재다. 업계에 따르면 북한은 석유제품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국내 생산 물량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업계는 북한에 직접 NCC(나프타분해설비) 등 석유 정제시설을 구축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내 생산시설로도 당장 충분히 공급할 수 있고, 24시간 가동하는 특성상 현지 전력 등 인프라 안정화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관광 업계도 김 위원장이 '원산 갈마 관광단지' 개발을 최대 역점 사업으로 신경 쓰고 있는 만큼, 북한 관광 진출 기회가 크게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과 리조트 등을 운영하는 롯데와 한화, SK 등이 북 관광 시장에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자, 자동차 등 기술집약적 제조 업체들의 북한 진출 가능성은 현시점에서는 높지 않아 보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북한에 제조공장을 세우려면 부품 협력사들과 동반 진출해야 하는데, 부품 협력사들이 현지에서 다른 판로를 개척할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의류 봉제나 플라스틱 가공 등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력을 키운 뒤 소비시장이 형성되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그러나 최근 북한에서 시장경제가 점차 확산하고 있어 제조업 진출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위성사진 분석에 따르면 북한에서 운영 중인 종합시장은 2010년 200여 개에서 올해 2월 481개로 배 이상 증가했다.
산업계에서는 과거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정치적 돌발 이슈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 없이는 남북 경협이 활성화하긴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정부의 보여주기 식보다는 민간 주도로 남·북이 서로 득이 되는 경협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산업계는 전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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