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점수 60점 '전국 흐림'
공약서 제시 후보 71명중 21명
비현실적·선심성 다수 '혼란'
공약서 제시 후보 71명중 21명
비현실적·선심성 다수 '혼란'
선거의 꽃은 공약이다. 하지만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는 공약이 실종됐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독주하고 있는 데다 남북·미북 정상회담이 잇달아 열리면서 지방선거에 쏠려야 할 유권자의 관심을 모조리 빨아들였다. 더구나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방전이 기승을 부리면서 공약으로 승부 하려는 후보들은 오히려 유권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현상마저 나타났다.
후보들이 야심 차게 내놓은 공약들도 문제다.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거나 대중인기 영합주의에 기댄 공약들이 다수여서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이하 매니페스토본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지방선거 정책 기상도는 '전국 흐림'이다. 점수로는 60점 이상에 불과했다. 매니페스토본부는 후보자의 전체 공약 및 공약 대차대조표 제시 여부 점검을 목표로 △후보자 총 공약 제시 여부 (30점 만점) △후보자 공약 대차대조표 제시 여부(20점 만점) △후보자 선거공보 공약 내용의 구체성(15점 만점) △정당 선거공보 공약 내용의 구체성(15점 만점) △중앙선관위 후보자 정책토론회 내용(20점 만점)의 점수를 합산해 후보자들의 공약을 분석했다.
지역별로 90점 이상은 부산, 80점 이상은 서울뿐이었고, 70점 이상은 대구·충북, 60점 이상은 광주·대전·울산 등 10곳, 최하는 인천과 경기도였다.
매니페스토본부 측은 "선거공약서를 내놓은 전체 시도지사 후보자는 71명 중 21명에 불과했고,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토론회에서도 정책 위주의 토론보다는 상대 후보에 대한 흠집 내기 비방과 네거티브 공방으로 점철됐다"고 비판했다.
문제 있는 공약도 다수였다. 동남권 신공항 공약이 대표적이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 문제는 건설부지 선정 문제를 놓고 대구·경북과 부산이 10년 이상 갈등을 빚은 끝에 지난 2016년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하지만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는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 공약을 내놓았다. 사실상 동남권 신공항을 건설하겠다는 공약이다.
김문수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남경필 한국당 경기지사 후보가 내놓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신설 공약도 선심성 공약에 해당한다. 수도권에서 서울로 연결되는 3가지 노선 중 정부는 한두 개 노선만 우선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두 후보 모두 3개 노선 건설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인기영합주의 공약도 쏟아졌다. 경남지사 여야 후보 3명은 모두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고 박남춘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는 셋째 자녀 출산 시 2주간 무상도우미 공약, 유정복 한국당 인천시장 후보는 인천시민 전원에게 안전보험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시종 민주당 충북지사 후보는 충북의 한 해 예산과 맞먹는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바이오 산업단지 조성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이호승기자 yos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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