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주요 업종 점검회의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서울 종로 한국무역보험공사 중회의실에서 김선민 무역정책관 주재로 주요 업종 수출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코트라, 무보 등 수출지원기관을 비롯해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 11개 주요 업종 협·단체들이 참석해 업종별 수출 진작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 무역정책관은 "6월 수출은 조업일수 감소와 작년 6월 대규모 선박 수출(총 73억7000만 달러) 기저효과 등으로 수출 플러스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중, 미·유럽연합(EU) 간 무역통상 갈등 고조를 비롯한 주요국 보호무역주의 심화,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과 신흥국 경제 취약성 증대 등이 우리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수출액은 124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산업부 측은 작년 6월 중순 선박 수주 건이 반영되지 않은 숫자라, 결과적으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실제로 작년 6월 수출액은 512억7000만 달러로, 올해 이 숫자를 넘은 달은 지난 3월(515억8000만 달러) 딱 한 번뿐이다. 이달에는 지방선거 투표일 등으로 조업일수가 줄어들어 수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이번 달에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미 18개월 연속 이어지던 수출 상승세가 지난 4월에 깨졌고, 이번 달에도 또 감소세가 유력하다.
여기에 주요 7개국(G7)의 공동성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대로 무산되면서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은 더 확대할 조짐이다. EU는 미국의 철강 등에 대한 고율 관세에 맞춰 보복조치를 준비 중이고 캐나다와 멕시코 역시 같은 입장이다. 중국 역시 오는 15일 미국이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할 중국 수입품 목록을 공개하는 즉시 보복관세로 맞불을 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우리 수출 역시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주요국들이 보호무역 품목으로 지목하는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이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34%에 이른다.
정부는 수출 감소세를 막기 위해 수출 기업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6월 한 달 동안 신 남방·북방, 고위험 신흥국에 진출하는 수출기업의 단기수출보험 한도를 최대 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새 수입자의 무역보험 한도를 최대 배가량 늘리고, 기존 수입자 한도를 일괄적으로 20% 증액키로 했다. 신흥시장에 진출하는 중소·중견기업은 무역 보험료를 기존에서 10% 추가 할인하기로 했다.
하지만 신흥국 수출 확대로 수출 감소세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가전제품과 휴대전화 등 주력 수출품목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미 밀리고 있고, 미국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경기가 위축하면 우리 수출 판로 개척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신산업 중심으로 우리 주력 수출품목을 전환해 보호무역 파도를 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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