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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가상화폐, 본질은 혁신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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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시론] 가상화폐, 본질은 혁신 기술이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지난달 30일 대법원이 "비트코인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이라고 판결함으로써 가상화폐도 우리 법제도 내의 한 요소임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하여 금융위원회 최종구 위원장은 다음 날 한 행사에서 "대법원의 자산가치 인정과 가상화폐를 금융상품이나 규제대상으로 볼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언급을 하면서 이를 제도적으로 규제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가상화폐가 무형의 재산으로서 자산가치를 가질 수 있으나 정부가 이를 특별히 금융상품으로 정의하고 금융에 대한 규제는 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즉, 가상화폐의 거래에 대해서는 간접적 규제만 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장에서는 불안감이 남아 있는 듯하다. 법무부가 지난 1월 가상화폐거래소를 투기의 온상으로 정의하고 폐쇄 등을 언급했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물론, 새로운 현상인 만큼 불법행위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상화폐란 단순한 현상에 불과하고, 그 본질은 블록체인이라는 혁신 보안기술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자칫하면 마치 불량학생 몇 명 때문에 학교를 폐쇄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

지난 달 30일 OECD가 경제전망(OECD Economic Outlook)을 발표하면서,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의 실업률을 전년도 예상대비 각각 3.0%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일자리 창출지수가 점차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정부가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가상화폐를 단순히 불법행위의 주체로 보기 보다는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하고 이를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가상화폐시장을 양성화하기 위해서는 법적 안정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일본처럼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하고 있다. 일리가 있는 말들이다.


현재 우리 정부는 각 정부부처별 가상화폐에 대한 시각이 각기 다른 것이 현실이다. 당연히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올해 초 법무부 장관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언급한 이후 비트코인의 가격이 3분의 1토막이 났다는 점을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자율규제 차원에서 거래소가 금융당국에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거래를 신고하도록 제도화함으로써 불확실성을 다소 해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정부는 신고를 기반으로 탈세와 자금세탁, 사기 등과 같은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제재를 가함으로써 시장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우리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미 4차 산업혁명은 시작되었으며, 미래의 금융산업은 대변혁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상화폐를 금융산업의 한 요소로 인정하고 이를 일자리 창출과 연계시키려는 제도적 노력은 불가피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정책입안자들이 가상화폐를 막연히 위험한 존재로 보기 보다는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신기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동시에 가상화폐의 기술적 발전은 보호하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규제하고 감독하는 2원적인 법제도 마련 역시 필요하다.

전 세계 비트코인의 70%를 보유한 중국 정부가 2017년 7월 가상화폐 거래소를 모두 폐쇄한 후 거래는 물론이고 사업자들 대부분이 홍콩으로 이전한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을 계기로 가상화폐에 대한 우리 정부의 통일된 시각이 정립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 때 분명한 것은 가상화폐와 관련한 불법행위는 단지 현상에 불과하며 본질은 혁신적 기술이라는 점이다. 혁신기술의 산업화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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