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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댓글조작, 건전한 문화조성 병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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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디지털산책] 댓글조작, 건전한 문화조성 병행돼야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인터넷·모바일 광고 시장은 2011년 약 1조8200억원 규모에서 2016년 3조3941억원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상파TV, 라디오, 케이블TV, IPTV, 위성TV 등 전체 방송매체의 시장 규모 3조6211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인터넷·모바일 광고시장이 커지면서 전국에 등록된 인터넷 언론사의 수는 2016년에 이미 7000개를 넘었고, 이들 대부분은 별도의 구독료 없이 광고료 수익만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 매체가 크게 늘면서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대형 포털사이트와 뉴스 검색 제휴를 맺는 언론사들도 빠른 속도로 늘었다. 이 때문에 수백명씩 취재진을 갖추고 팩트와 사실 검증을 하는 기존 언론사들뿐만 아니라 몇 안되는 직원을 고용해 광고료 수익으로만 영위하는 인터넷 회사도 크게 늘었다.

또한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2013 언론 수용자의 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뉴스를 이용한 사람들은 대부분 포털사이트 메인 페이지의 뉴스 제목이나 사진을 보고 클릭해서 뉴스를 접했거나(71.5%), 아니면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오른 인물이나 사건을 찾아서(48.5%), 또는 포털사이트 뉴스란에서 관심 있는 분야·주제의 뉴스를 찾아서(33.5%) 봤다고 한다.

이 같은 현실에서 댓글 조작과 같은 '어뷰징(abusing)'행위가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원래 남용 또는 오용의 의미를 갖고 있는 '어뷰징'은 인터넷상에서 이용자들의 클릭률과 검색 수 또는 댓글 등을 조작해 부당한 이득을 챙기는 일체의 행위들을 말한다. 이러한 어뷰징을 통한 순위 조작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비단 광고 단가를 부당하게 높여 시장을 교란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들을 집중 유통시켜 인터넷 언론의 저널리즘적 가치를 훼손시킴과 동시에 급기야 여론 조작까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포털사들의 인기 검색어 순위 조작을 위한 다양한 기법들이 등장했으며, 급기야는 돈을 받고 검색 수나 댓글을 조작해 주거나 또는 자동 매크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주는 전문 업체들까지 생겨났다.

문제는 이러한 조직적이고 자동화 된 어뷰징을 막는 일이 생각만큼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포털사들은 최신 기사를 상위에 랭크시키는 단순 랭킹 방식에서 벗어나 많이 본 뉴스가 상위에 랭크되도록 하는 방식, 기사 간 유사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하나로 묶어서 랭크되도록 하는 클러스터링(clustering) 방식, 문서의 신뢰도와 인기도, 소비 패턴에 따라 랭킹을 결정하는 방식 등 다양한 어뷰징 차단 기술을 개발해 운영해 왔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뉴스 추천 서비스까지 선보이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만병통치약이란 없듯 모든 어뷰징을 차단할 수 있는 기술적인 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공정한 순위 부여를 목표로 새로운 뉴스 랭킹 선정방식을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일단 기술이 세상에 공개되고 나면 어떤 형태로든 그것을 우회하는 새로운 어뷰징 기법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선거철이 다가오자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인터넷 실명제 부활', '댓글 기능 폐지', '아웃링크제 의무화' 등의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은 한 두 개의 법이나 기술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다. 어뷰징의 문제는 도덕성의 문제이자 언론 문화와 관련된 문제이다. 그러므로 뉴스 어뷰징을 막기 위해선 기술적인 노력 외에도 바람직한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 보다 거시적인 안목에서의 근본적인 대책이 고민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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