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백지화로 청년수당 부정사용 우려

서울시 "고용부 유사사업 검토"
서류정보 제출 연계안 도입안해
사용처 위장 방법 포털서 공유
가짜 월세·통신비도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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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백지화로 청년수당 부정사용 우려
서울시의 청년수당을 현금으로 인출해 원래 정해진 용도 외에 부정한 곳에 쓰는 방법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고 있다. 시는 청년수당 수혜자들이 제출하는 각종 서류의 위·변조 여부를 가리기 위해 분산원장 기술인 블록체인 도입을 검토하다 백지화해, 부정 사용을 걸러낼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3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서울시는 행정 전반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의 시정혁신을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을 완료하고 최근 본사업 추진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시는 청년수당 사용과 장한평 중고차 매매를 투명화하는 데 블록체인을 우선 적용하기로 하고 전략수립을 시작했다. 청년수당 지급·사용과 중고차 매매를 위해서는 졸업증명서, 건강보험가입자동의서, 차양도증명서, 인감증명서, 사고정비이력확인 등 복수의 서류 제출과 복잡한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시는 블록체인을 적용, 이용자들이 종이서류를 제출하는 대신 관련 기관의 정보를 연계함으로써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최근 마무리된 ISP 보고서에는 청년수당 관련 내용은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고용노동부가 내년부터 청년수당과 비슷한 사업을 하면서 블록체인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추진 필요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청년수당 관련 제출서류에 대한 블록체인 적용이 백지화되면서 부정 사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년수당은 서울에 주민등록을 한 만 19∼29세 중 중위소득 150% 미만의 미취업자에게 매달 구직활동지원금 50만원을 최대 6개월 지급하는 미취업청년 지원사업이다. 지난해 5000명이 혜택을 받은 데 이어 올해는 7000명이 최대 300만원씩 지원받는다.

청년수당은 시금고인 우리은행의 전용 계좌로 입금돼 학원수강료, 응시료 등 구직활동비와 식비, 교통비, 통신비 등 간접비를 전용 체크카드를 쓸 수 있다. 특급호텔, 주점, 안마시술소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클린(사용제한업종) 기능이 적용돼 있다.

하지만 월세와 중고책 구입 등 현금거래만 가능한 곳에서 쓸 수 있도록 현금인출도 허용하고 있다. 청년수당을 담당하는 우리은행 관계자는 "체크카드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은행 창구를 방문하면 현금으로 출금할 수 있고 다른 계좌로 이체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청년수당을 현금으로 인출해 사용하면 반드시 자기활동기록서에 현금 사용처를 증빙서류와 함께 소명해야 한다. 그러나 인터넷 포털과 카페 등에서는 수당을 출금해 술집 등 구직과 무관한 곳에서 쓰고 소명하는 방법이 버젓이 공유되고 있다.

한 청년수당 수혜자는 "수당이 입금되면 모두 현금으로 인출해 자유롭게 쓰고 추후 소명 때 가짜 월세, 통신비 영수증 등을 제출해도 문제가 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청년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제출서류에 대한 진위는 확인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청년수당을 정해지지 않은 곳에서 사용하면 그 내역을 조회하거나 소명을 받지만, 아직 허위문서를 적발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며 "시민들을 믿고 하는 사업인 만큼 소명과 제출서류를 믿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허우영기자 yenn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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