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가전·석화업 어려움 가중
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캐나다가 한국산 냉연 강재에 대해 반덤핑·상계관세 조사를 시작하면서, 세계 27개국이 우리나라를 영국 IT전문매체 'AV포럼스'상대로 총 202건의 수입규제를 시행 또는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기준으로 올해 추가된 우리나라 대상 무역규제 건수는 13건이다. 지난 3월말과 비교해 4건이 늘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작년(24건)보다 규제 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상대로 한 무역규제는 2016년 말 184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급격히 늘면서 작년 6월 200건을 돌파했다가 다시 소폭 줄면서 200건 안쪽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철강·화학제품을 중심으로 미국·캐나다·터키·중국·인도·EU·호주 등이 무역규제 조사를 시작하면서 다시 늘기 시작했다. 최근 두 달 동안 신규 조사를 시작한 무역규제만 5건이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지난 4월과 마찬가지로 40건을 기록해 가장 많았고, 인도가 30건으로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는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과의 무역전쟁에 기폭제 역할을 한 철강이 9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화학(61건)과 섬유류(13건), 전기·전자(10건) 등의 순이었다.
업계는 그렇잖아도 높아지는 인건비에 후발주자들의 성장 등으로 어려운 우리 제조업 수출이 높아지는 무역규제로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5월 철강 수출은 세계 경기 호조에 따른 건설 등 수요 증가에도 전년 동기보다 0.1% 줄었다.
가전제품은 중국의 성장과 국내 주요 업체들의 해외 중심 생산으로 작년부터 거의 매달 두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석유·화학제품의 경우 증가세지만 이는 유가 상승과 세계 경기 호조에 따른 수요 증가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정부도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수출 감소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주요국의 보호무역 심화와 환율 변동성 확대,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 전망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신흥국 경기 위축 우려 등이 앞으로 우리 수출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하반기 수출 하방 요인에 선제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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