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포럼] 디지털 전환 선도인력 양성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805/2018052802102251607002[1].jpg "[포럼] 디지털 전환 선도인력 양성해야")
4차 산업혁명은 현재진행형이다. 다양한 영역에서 4차 산업혁명이 전개되고 있지만, 그 시발점은 스마트공장과 같은 제조혁명이다. 특히 우리 경제를 이끄는 핵심 축으로 제조업의 역할이 매우 큰 만큼, 스마트공장의 성공적인 확산은 매우 중요하다.
스마트공장은 제조 전 과정에 최신 ICT 기술을 접목하여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하며, 낭비 요소를 최소화하여 생산성을 극대화한 공장이라 할 수 있다. 독일을 시작으로 세계 주요 국가들이 스마트공장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25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 개를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14년 하반기부터 2017년까지 5003개의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 도입에 참여했으며, 생산성 30% 증가 · 불량률 45% 감소 · 원가15% 절감 등의 개선효과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초기 단계의 성공을 통해 많은 기업들이 과거 주먹구구식 운영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통해 현장에서부터 제조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교훈과 자신감을 얻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스마트공장'을 통해 '스마트국가'로 변모하는 길이 마냥 낙관적이지는 않다.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제조기업 67%가 스마트공장 도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절반 이상은 명확한 투자 계획이 없다. 특히 투자 대비 성과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 추진의사가 있는 기업조차 자금, 사후관리, 인력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급 건수 위주의 정책 목표 등으로는 스마트공장 확산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세심한 정책적 노력을 이어가야 하는 이유다.
먼저 실제 내부 프로세스 혁신과 결합된 지속적인 혁신시스템 구축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외부 솔루션에 의존한 일회성 처방은 안 된다. 스마트공장 구축 과정은 장거리 경주다. 예를 들어 IoT 장비와 제조실행시스템(MES)을 도입한 기업은 제한된 시간과 비용 때문에 일부 모델라인에 시스템을 적용한 후 단계적으로 전체 라인에 확산시키게 된다. 수집된 정보를 분석하고, 과거 실패 데이터를 통해 예측 모델을 수립해 고장과 불량을 예방하는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오랜 숙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2016년 6월에 제정된 국가표준에 따르면 스마트공장은 '점검-모니터링-제어-최적화-자율운영'의 성숙 단계로 발전한다. 각 단계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구축뿐 아니라 내부 프로세스와 조직의 성장이 병행돼야 한다.
둘째, 디지털 전환을 선도할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잘된 시스템이라도 결국 이를 운영하는 것은 사람이다. 선도적인 기업들은 몇 년 전부터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새로운 리더를 CDO(Chief Digital Officer)라 명명하며 내부에서 최고의 인력을 발탁하거나 외부에서 적임자를 스카우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스마트공장 운영설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융합형 석박사과정이 4개 대학에 개설돼 운영 중에 있다. 기업에서는 제조시스템의 미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할 경영자뿐 아니라 각 부서와 현장에서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갈 융합형 인재를 양성해야한다. 스마트공장 보급사업은 임원, 추진리더, 현장 등 각 계층별로 핵심인력을 양성하는 교육프로그램을 병행해 추진해야 한다.
셋째, 투자 대비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생산성 성과관리시스템 구축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많은 투자와 자원이 소요되는 스마트공장 구축 과정이 민간 주도의 선순환 구조로 연착륙 되도록 해야 한다. 단순히 현장에 각종 디바이스와 입력 화면이 늘어나는 수준이 아니라 데이터의 품질개선, 운영프로세스 단순화, 성과측정을 위한 지표관리가 정착되는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우리나라가 잘하는 분야에서부터 경쟁력을 갖춰가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파고를 넘는 길이다. 우리 제조 기업들의 노력과 정책적 지원이 잘 융합될 때 4차 산업혁명의 골든타임 구간을 우리 강점을 기반으로 슬기롭게 대처해 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제조업 재도약의 길, 진정한 스마트국가의 미래가 열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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