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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부질없는 경기논쟁, 냉철한 진단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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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시론] 부질없는 경기논쟁, 냉철한 진단 시급하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최근 경기논쟁이 정부 고위정책 당국자들 간에 일어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경기가 회복국면에 있다고 진단하고 있는 반면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경기가 하강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모습이다. 경기논쟁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경기진단이 경기대책의 바탕이 되므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기가 하강하고 있는 경우에는 경기진작대책을 추진해야 하는 반면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경우에는 경기안정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경기가 하강하는데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잘못 판단해 대책을 소홀히 하는 경우에는 침체를 불러 과도한 실업자를 양산하게 되고 회복되고 있는데 진작대책을 추진하다가는 경기과열을 불러 거품을 일으킬 위험도 있다. 각종지표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신중한 결론을 내고 적절한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우선 경기종합지수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를 보면 지난해 5월 100.7을 정점으로 하강하기 시작해 금년 3월 99.8까지 하락하고 있다. 분기별 경제성장률 전기동기비 지표는 지난 해 3분기 3.8%를 정점으로 하락해 금년 1분기에는 2.8%까지 하락하고 있다. 수요 부문별 지표로 세분해서 보면 설비투자지수 전년동기비 증가율은 지난해 9월 25%를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금년 3월에는 -0.2%까지 추락하고 있다.

국내건설수주 전기비 증가율은 금년 2월 -39.5%까지 하락하고 있다. 증가하던 수출 전년동기비 증가율도 지난해 9월 34.9%를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드디어 지난 4월에는 -1.5%까지 하락하고 있다. 소매판매 전기대비 증가율은 다소 상승하고 있는 반면 소비재판매 전기대비 증가율은 하락하고 있는 등 소비는 저조한 수준에서 혼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저조한 수요가 반영돼 정상적일 경우 80% 내외인 제조업평균 가동률이 금년 3월 70.3%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추락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보면 경기는 지난 해 2~3분기를 정점으로 이미 하강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전년동기비로 월 30~40만개가 창출되던 일자리가 2월 10.4만 명, 3월 11.2만 명, 4월 12.3 만 명으로 급락하고 있다. 특히 경기하강에도 불구하고 월간 30만 개 내외의 일자리는 창출돼 왔는데 금년 2월 부터는 연속 10만 개 초반 대에 그치고 있는 점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경기와 관련해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완전히 장기침체의 조짐을 이미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경기종합지수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한국에서는 대체로 98부터 102 사이를 순환해 가며 사이클을 이루어 왔는데 2012년 이후에는 101에도 못미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하락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만 하더라고 지난 해 5월 100.7을 정점으로 하강하기 시작하고 있다. 이는 한국경제의 회복동력이 현저히 약화돼 일부 회복되던 경기도 작은 외부 충격만 있어도 곧바로 하강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이를 반영해 제조업 가동률은 2011년 1월 82.7%를 정점으로 지난 7년간 줄곧 하락세를 지속해 마침내 70%까지 하락하고 있다. 만약 세계적인 모바일폰 고급사양 교체기를 맞아 이례적인 호조를 보인 반도체수출이 없었더라면 한국경제의 침체국면은 불황수준까지 추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도 중요한 점은 지금은 세계경제 호황기라는 점이다. 세계경제 호황을 타지 못하고 나홀로 추락하고 있는 한국경제의 중병 원인이 무엇인지를 만시지탄이지만 냉철히 진단하고 대책을 강구해야할 때다. 이념논쟁, 검증되지 않는 가설의 실험, 부질없는 경기논쟁만 하고 있다가는 한국경제는 다시는 돌아오기 힘든 질곡으로 추락해 후대에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남기게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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