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들 그룹 경영서 물러나
계열분리·지분 매각 가능성
계열분리·지분 매각 가능성
'뚝심의 경영인' LG 구본무회장 타계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대신해 경영 전반을 챙겼던 구본준 LG 부회장(사진)이 전통에 따라 독립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장자가 경영권을 승계하면 다른 형제들은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는 LG가의 전통이 이번에도 지켜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구본준 부회장은 구본무 회장의 4형제 중 셋째다.
실제 구인회 LG 창업주의 바로 아래 동생인 구철회 명예회장의 자손들은 1999년 LG화재를 만들어 그룹에서 독립시킨 뒤 LIG그룹을 만들었고, 여섯 형제 중 넷째인 구태회, 다섯째 구평회, 막내인 구두회 형제는 2003년 LG그룹에 속했던 LG전선, LG산전 LG니꼬동제련 등을 들고 나가 LS그룹을 설립했다.
구본무 회장이 부친인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던 1995년에도 LG반도체를 이끌던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유통사업을 담당하던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이 계열사 경영에서 손을 뗐다. 구본무 회장의 4형제 중 둘째(구본능 회장)와 넷째(구본식 부회장)도 일찌감치 LCD(액정표시장치) 모듈 등 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희성그룹을 설립해 독립했다. 이에 따라 구 부회장 역시 조카인 구광모 상무의 경영 승계가 확실해지면서 조만간 계열분리 또는 지분 매각 후 독립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구 부회장은 현재 지주회사인 LG의 지분 7.72%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을 밑천 삼아 일부 계열사나 사업부문의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매각해 별도의 사업을 차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들인 구형모 LG전자 과장과 딸인 구연제 씨의 LG 지분 0.86%도 함께 독립 밑천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LG그룹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재계 관계자는 "구 상무에게 경영 승계가 확정된 만큼 조카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구 부회장이 독립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다만 경영승계가 예상보다 빨리 결정된 만큼, 구 부회장의 이후 행보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없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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