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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댓글 실명제는 필요한 예방정책이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이버범죄연구회장 

입력: 2018-05-14 18:00
[2018년 05월 15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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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댓글 실명제는 필요한 예방정책이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이버범죄연구회장

최근 댓글조작사건이 크게 사회문제화하면서 댓글실명제 실시에 관한 찬반논의가 또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댓글실명제를 실시하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실시해서는 안 된다는 반대의견과, 댓글실명제를 실시하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을 스스로 인식하게 되므로 모욕이나 명예훼손과 같은 불법콘텐츠를 방지할 수 있다는 찬성의견이 그것이다.

댓글이란 누군가 올린 게시물에 대하여 의견을 첨부함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이는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도 최대한 자유롭게 게시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하지만 댓글의 내용이 타인을 모욕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일 경우 이는 정보통신망법상 사이버명예훼손죄 혹은 형법상 모욕죄를 구성하므로 형사처벌을 받아야 하는 범죄행위가 되므로 게시를 막아야 한다. 아울러 댓글의 내용이 명백한 범죄행위에 이르지는 않지만 허위의 사실을 게시함으로써 이를 읽는 네티즌들에게 심대한 영향을 끼쳐 여론을 호도하는 댓글도 많으므로 이 문제도 검토가 필요하다.

범죄행위는 형사처벌하면 되고, 범죄가 아니면 아무리 나쁜 짓이라도 이를 허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날의 법률시스템이다. 그런데 범죄행위를 자유롭게 행하도록 방조하다가 범죄가 발생하면 그 때서야 이를 형사처벌하면 된다는 식의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댓글을 가명이나 임시아이디로 자유롭게 달게 하면 준법정신이 강한 네티즌들도 범죄적 댓글을 작성하게 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가는 정책적으로 이들이 실수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국가는 그러한 의무로서 댓글실명제를 입안해 실시할 수 있으며, 이 정책은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도 아니고 과도한 규제도 아닌 '범죄예방정책'의 하나인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는 우리 헌법 제21조는 다른 나라 헌법의 표현의 자유 규정에서는 볼 수 없는 이른바 '공중도덕' 준수의무규정을 두어 그 한계를 설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가는 국민들이 의무를 준수할 수 있도록 관련정책을 입안해 실시해야 한다. 국가는 국민들이 게시물과 댓글을 자유롭게 게시할 수 있도록 보장할 의무도 지고 있지만, 잘못된 내용의 댓글이나 범죄적 댓글을 달아 형사처벌 당하지 않도록 관련정책을 입안해 실시할 의무도 있는 것이다.

댓글실명제 반대론이 말하는 '완벽한' 표현의 자유란 우리 헌법상 존재하지 않으며 범죄가 행해지면 나중에 비로소 이를 처벌하면 될 뿐이라는 주장은 정확한 지적이 아니다. 댓글실명제는 댓글을 올릴 때 게시하는 사람의 이름을 밝히라는 것이다. 댓글실명제 반대론도 범죄적 내용의 댓글을 올리면서 이름을 감추게 해 달라는 주장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국가는 국민이 생각없이 댓글을 잘못 달아 범죄자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자신의 이름을 걸고 댓글을 올리게 한다면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글은 범죄내용을 담지 못하게 될 것이다.

어떤 이는 이름을 강제로 밝히게 하는 것은 개인정보침해가 된다거나 나아가 댓글의 내용을 검열하는 것과 같다는 주장도 한다. 하지만, 타인의 이름을 함부로 사용하면 개인정보침해가 될 수 있지만 자신의 이름을 자신이 사용하는 것은 개인정보침해가 아니라 개인정보의 당당한 행사인 것이다. 또한 검열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 내용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이름을 쓰도록 하는 것이므로 자신이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각오만 되어 있다면 어떠한 내용의 글도 쓸 수 있는 것이다. 댓글실명제 반대론이 자신의 이름을 숨기고 범죄행위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해 달라는 취지가 아닐 것임을 확신한다.

이와 관련해 댓글조작이라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포털에 게시된 뉴스에 댓글을 직접 달게 하는 인링크시스템을, 뉴스를 클릭하면 이를 보도한 언론사 게시판으로 연결되게 하여 그곳에서 댓글을 달게 하는 아웃링크시스템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강력한 주장을 받아들여 네이버사는 언론사와의 협의를 통해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댓글조작에 대비할 기술적 능력을 갖추지 못한 언론사가 과연 이에 적극 동의할지 의문시된다. 아울러 국민들도 자신이 원하는 매스컴만을 이용하는 뉴스편식현상이 우려되므로 바람직한 조치는 아니라고 본다. 이런 식의 조치보다는 댓글실명제 실시를 통해 올바른 댓글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접근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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