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블록체인 대응 ICO정책 재고 시급하다

박찬익 포항공과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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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5-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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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블록체인 대응 ICO정책 재고 시급하다
박찬익 포항공과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플랫폼이란 다수의 사용자 혹은 생산자들의 편의성 및 효율성을 제공하기 위해 공통으로 필요한 모든 것을 통칭한다. 예를 들어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는 대표적인 모바일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며, 이를 통해 모바일 앱 생태계가 새롭게 발전했음은 익히 경험한 바 있다. 공유 경제 대표 기업인 에어비앤비나 우버 등은 비록 현재는 숙박과 차량으로 서비스가 구별돼 있지만, 미래의 공유경제서비스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블록체인 분야에서도 플랫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데, 이는 금융, 보험, 물류 등 대규모 서비스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플랫폼은 1세대 비트코인 블록체인에서 스마트컨트랙트를 지원하는 2세대 이더리움 블록체인으로 진화했다. 그러나, 여전히 성능 확장성과 프라이버시 보호, 그리고 다양한 블록체인간 연동 지원에 대한 문제점이 존재하며, 이를 해결함으로써 3세대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대표적으로 지분 증명과 위임 지분증명 등의 새로운 합의 기술, 라이트닝 네트워크나 라이덴 네트워크 등 오프체인 기술, 코스모스나아이콘 등 다양한 블록체인들간 상호 연동 기술, 영지식증명(Zero Knowledge Proof)에 기반한 프라이버시 지원 기술 등에 대한 연구 개발이 활발하다.

특이하게도 블록체인 환경에서는 블록체인 플랫폼과는 별도로 상위 응용 서비스별로 또 하나의 플랫폼이 정의된다. 스마트컨트랙트 혹은 디앱(DApp)으로 불리는 블록체인상 실행되는 응용 서비스들은 독자적으로 토큰을 정의하며, 해당 토큰을 기반으로 배타적인 서비스 생태계를 구성한다. 따라서, 블록체인 응용서비스를 개발할 때, 토큰의 발행량 및 발행 조건, 토큰 사용 형태 등을 어떻게 설계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이와 관련해 게임 이론과 알고리즘 기법 등이 필요한 토큰경제학 분야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블록체인 서비스 토큰은 대부분 ICO(Initial Coin Offerings)라고 불리는 과정을 통해 배포되며, 토큰 배포 과정에서 특정 투자자로부터 비공개적으로 개발 자금을 유치하거나 혹은 일반 투자자들로부터 공개적으로 투자 자금을 유치한다. 이런 점에서 ICO는 토큰 기반 응용 서비스 플랫폼 생태계를 조성하는 아주 중요한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ICO 가 서비스 개발 계획 초기 단계에 진행되므로 과대 포장되거나 기술적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토큰 종류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으며, 서비스 사용에 필요한지 혹은 서비스 권한 지분을 표현하는데 필요한지에 따라 유틸리티 혹은 자산 토큰으로 구분한다. 미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에서, 자산 토큰에 대한 ICO 경우에는 증권법 등 엄격한 법적 규정을 적용한다고 돼 있으나, 많은 토큰들이 유틸리티 이면서 동시에 자산 토큰 특성도 가지고 있어 명백하게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적 해석이 아직도 분분하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보는 경우, ICO를 전면적으로 금지할 수 밖에 없으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단 두 나라에서만 불법으로 규정하고 전면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중국에서는 ICO 규정을 우회하는 방법으로 투자 자금을 유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 업체들이 다수 활동하고 있으며, 이런 과정을 통해 중국에서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평균적으로 1주일만에 약 70억~280억원(1이더를 70만원으로 가정)을 유치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전세계적으로도 ICO를 통한 투자 유치 금액은 2018년 약 3개월 만에 약 6조300억원(60억3000만달러)을 상회함으로써, 2017년 동안의 총 투자유치 규모를 이미 초월한 상태이다. 참고로, 2018년도 올해 우리나라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술 연구개발과 시범사업에 투입되는 총 예산은 140억원 내외라고 알려져 있다.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 그리고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출현, 그리고 증가하는 연구개발 자금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ICO 전면 금지라는 정책은 조속히 재정비해야 한다. ICO를 자유롭게 허용하면서도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결과적으로 투자 유치 금액의 집행 규모에 대한 적절한 제어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ICO 투자 금액은 개발 초기에는 미리 설정된 일정 규모 이하로만 집행 가능하게 하고, 추후 해당 서비스가 출시되고 시장에서 객관적으로 검증된 후, 즉 투자자 보호가 더 이상 필요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투자금액 집행에 대한 규제를 전면적으로 풀어주면 된다. 어떻게 투자자금의 집행을 제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지만, 여기에 대한 해법도 역시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있다고 본다. 즉, ICO를 통해 유치한 투자 자금을 모두 특정 암호화폐(예, 중앙은행에서 발행한 암호화폐)로 개발자들에게 전달하고, 해당 암호화폐를 법정 화폐로의 교환을 지원하는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환전 규모를 미리 설정할 수 있다.

따라서, 개발자들이 ICO 를 통해 유치한 투자자금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암호화폐를 법정 화폐로 교환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환전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야 한다. 환전 스마트컨트랙트는 미리 설정된 내용으로 환전 규모를 제어할 수 있으므로, 큰 오버헤드 없이 투자 자금 집행을 제어할 수 있다. 과대 포장된 ICO에 대한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투자 자금 집행에 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블록체인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한 환전 서비스를 규정한다면, 투자자 보호라는 관점을 유지하면서도 ICO 전면 허용이라는 획기적인 정책도 가능하지 않을까.

급변하는 비지니스 환경에서는 아무리 논리적으로 완벽하더라도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면 결과적으로 잘못된 결정이 된다. 정부 정책은 기업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주므로, 신속한 정책 결정 역시 중요하다. 급변하는 블록체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ICO 정책에 대한 재고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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