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정밀의료` 투자 서두르는데… 빅데이터 개인정보보호에 발묶인 한국

고령화 영향 의료비 절감 대안
"국가차원 협력 DB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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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 의료 패러다임인 '정밀의료'가 본격 개화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이 투자를 서두르는 가운데 국내는 개인정보보호 등의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역대 최대 규모 정밀의료 프로젝트인 '올 오브 어스(ALL of Us)'의 지원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NIH는 이번 사업을 통해 100만 명의 참여자를 모아 유전자 정보를 비롯한 생체정보와 전자의무기록(EHR), 생활습관 정보 등을 수집한다.

미국 내 모든 인종과 민족 집단의 정보를 모아 연구자들이 광범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밀의료 빅데이터를 만드는 게 목표다. 정밀의료는 이 같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의 원인을 찾고 맞춤형 예방·치료법을 찾는 새 의료 패러다임이다. 알렉스 아자르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올 오브 어스는 질병과 의학을 연구하는 방식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계획"이라며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시대에 맞는 효과적인 과학적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화로 급증하는 의료비를 줄이는 대안으로 각국은 정밀의료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미국은 2017년부터 10년 동안 정밀의료에 14억5500만달러(약 1조50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며, '23앤드미'와 같은 민간 기업도 200만 명이 넘는 유전자 정보를 수집해 제약사들과 신약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앞서 영국은 2006∼2010년 동안 2억5000만달러의 예산을 투입해 국민 50만 명의 DNA 검체와 건강 정보를 국가 주도로 수집했다. 중국은 2015년 '국가정밀의료 전략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하고 2030년까지 600억위안(약 10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국내도 민·관이 손잡고 정밀의료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규제로 게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말 4차 산업혁명위원회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정밀의료를 2020년부터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고려대의료원은 보건복지부 프로젝트 사업에 참여해 정밀의료에 기반을 둔 암 진단·치료법과 병원정보시스템(P-HIS)을 개발하고 있고,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한 25개 의료기관과 19개 정보통신기술 기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기반 정밀의료 솔루션 '닥터 앤서'(Dr. Answer) 개발 사업에 참여한다.

하지만 정밀의료 구현의 핵심인 빅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이 규제에 막혀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인해 대규모 의료정보 수집이 어렵고, 정보의 표준화가 미흡해 의료기관 간 공유나 활용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복지부는 '보건의료빅데이터특별법'을 제정해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관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편에선 민감 정보인 의료 정보를 대규모로 유통할 경우 유출 사고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도준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은 "정밀의료가 제대로 추진되려면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막대한 생체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국가 차원의 협력을 통해 데이터의 양과 질에서 현재의 수준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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