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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레이더] 부동산 정책 속도조절 필요하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입력: 2018-04-30 18:00
[2018년 05월 01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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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레이더] 부동산 정책 속도조절 필요하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부가 한시름 놓게 됐다. 그동안 온갖 정책에도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던 부동산 가격이 4월부터 시행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정책 이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2018년 3월 12일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전주대비 0.0%를 기록하면서 보합세를 나타냈다. 3월 19일 조사에서는 0.01%로 다소 상승하는 듯했지만, 이후 4월 16일 조사에서는 -0.03%를 기록하면서 하락세로 전환됐다.

지방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는 더욱 뚜렷하다. 2018년 1월 22일 조사에서 이미 전주 대비 -0.03%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실질적인 가격 하락세를 나타낸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3월 26일에는 -0.07%를 기록했으며, 4월 이후 하락 폭은 더욱 확대됐다. 수도권은 미미하나마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상승률은 크게 둔화됐다. 금년 1월 22일 0.16%를 기록했던 수도권의 주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2월 26일에는 0.10%로 상승폭이 둔화됐으며, 3월 26일에는 0.05%로 다시 내려앉았다.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정책 시행된 이후인 4월 16일에 발표된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03%까지 떨어졌다.
[부동산 레이더] 부동산 정책 속도조절 필요하다

주택 가격 상승세가 잡힌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생각해 보면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규제하는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는 우리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만큼 심각한 수준에 이른 가계부채 문제다.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다 보니 소위 '갭(gab) 투자'가 부동산 시장에 만연하여 너도나도 부채를 동원해 집을 샀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4월 26일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현재의 가계부채 문제가 가계의 채무상환능력이나 가계대출 구조 등에 비춰 볼 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2017년 4/4분기 말을 기준으로 총 가계부채는 1450조 9000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692조 4000억원(예금취급기관+비 예금취급기관)으로 47.7%에 달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금리가 상승하면 가계의 금융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다면 과거에 우리가 경험한 바와 같이 깡통주택이 속출하고 하우스 푸어가 양산되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정부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1.5%~1.75%)으로 금리역전 현상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날 개연성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12일 기준금리를 1.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미국은 올해 3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내년에도 두세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한다. 과거 90년대 말과 2000년대 중반 두 차례 사례를 볼 때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되고 약 2~6개월간의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도 인상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앞으로 시중은행의 금리는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대를 돌파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기준금리가 상승한다면 한계 가구들은 급등한 금융비용 부담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정부는 집값 급등을 막고,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보유세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원론적인 의미에서 볼 때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집값 급등을 막고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저금리시기가 막을 내리고 금융리스크가 커지는 현 시점에서 볼 때 계속해서 강력한 투기 억제책으로 부동산 시장의 거래를 동결시키는 것은 중기적으로 시장의 불안정성을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 급한 불은 껐으니 좀 더 긴 호흡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정책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보유세의 강화는 거래세의 완화와 동시에 논의될 필요가 있으며, 부동산 가격 상승 자체보다는 속도와 폭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정책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폭락이 아니라 정상화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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