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남북정상회담
남북 경협이 재개되면 국내 건설사가 북한에서 도로나 항만 등 사회기반시설(SOC) 공사를 수행하게 될지 주목된다. 2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국토연구원 등에 따르면 우리 건설사가 북한 도로나 항만 등 SOC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규모는 2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플랜트 사업과 환경단지 조성 등을 포함하면 최대 35조원까지 늘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사회기반시설 중 도로 여건이 남한보다 훨씬 열악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의 총 도로연장은 2만6164㎞로 남한(10만5673㎞)의 0.25배에 불과하며, 고속도로도 729㎞로 남한(4139㎞)의 0.17배에 그친다. 북한은 1∼6등급 중 2급 이하로 분류되는 도로의 경우 대부분 비포장도로이며 차량 2대가 동시에 지나다니기 어렵다.
항만 하역 능력도 4100여 톤으로 남한의 0.04%에 불과하다. 북한은 서해안과 동해안으로 해안선이 분리돼 있어 항만을 이용한 유기적인 여객 및 물류 운송이 불가능하다. 특히 서해안의 경우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고 수심이 얕아 대규모 준설과 같은 항만 공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청진항, 남포항, 나진항이 핵심 항만 역할을 하고 있는데 나진항 외에는 준설 작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대형 선박의 접근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항만 시설의 노후화로 대부분의 항만에서 석탄,철광석 등 야적 화물이 심각한 정체 현상을 빚고 있고 하역 장비의 노후화, 전용 부두 시설 부족, 항만 배후 수송체계 미비, 전력 공급 사정 악화 등의 이유로 항만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항은 33곳 중 10여 곳이 사용 가능한데 이 중에서도 국제공항은 1곳(순안공항)에 불과하다.
철도의 경우는 총량적으로 남한보다 더 많이 보급돼 있지만 98%가 일제 강점기에 건설돼 개보수가 필요하다. 우리 건설사들이 경협 재개로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는 주택도 10년간 100만 호가 개선돼야 한다. 북한 내 주택보급률은 55∼83%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1주택에 2가구가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택 내부에 수세식 화장실이 설치된 곳은 절반을 겨우 웃돌고 있으며 난방은 석탄과 나무 의존도가 90%를 웃돌고 있다.
남북 경협 재개를 앞두고 주목받는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1999년부터 북한 경수로 사업, 금강산 문화회관 등 7000억원의 대북사업을 수행했다. 대우그룹 시절 북한과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던 대우건설도 최근 SOC 사업 관련 TF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안산 시화호 조력발전소 시공 경험을 살려 조수 간만차가 큰 황해도 해주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외에 토목과 건축 사업을 하는 이화공영과 개성공단에서 철골 공장을 운영한 남광토건 등이 주목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북한 국토 정보 DB를 구축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며, 한국도로공사가 북한 현지 고속도로 건설 등 경협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정상회담 이후 경협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과거 경험에 비춰봤을 때 실제 사업이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협이 재개돼 실제 건설에 들어가더라도 현지 인력의 생산성 저하나 건설 비용 지급이 제대로 될지가 변수로 거론된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산업정책연구실 시장은 "북한 시공 경험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현지 노동자의 생산성은 우리 근로자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며 대단히 비효율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 기능 인력을 데리고 북한에 들어갈 수 없어 여러 애로 사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남북 경협이 재개되면 국내 건설사가 북한에서 도로나 항만 등 사회기반시설(SOC) 공사를 수행하게 될지 주목된다. 2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국토연구원 등에 따르면 우리 건설사가 북한 도로나 항만 등 SOC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규모는 2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플랜트 사업과 환경단지 조성 등을 포함하면 최대 35조원까지 늘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사회기반시설 중 도로 여건이 남한보다 훨씬 열악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의 총 도로연장은 2만6164㎞로 남한(10만5673㎞)의 0.25배에 불과하며, 고속도로도 729㎞로 남한(4139㎞)의 0.17배에 그친다. 북한은 1∼6등급 중 2급 이하로 분류되는 도로의 경우 대부분 비포장도로이며 차량 2대가 동시에 지나다니기 어렵다.
항만 하역 능력도 4100여 톤으로 남한의 0.04%에 불과하다. 북한은 서해안과 동해안으로 해안선이 분리돼 있어 항만을 이용한 유기적인 여객 및 물류 운송이 불가능하다. 특히 서해안의 경우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고 수심이 얕아 대규모 준설과 같은 항만 공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청진항, 남포항, 나진항이 핵심 항만 역할을 하고 있는데 나진항 외에는 준설 작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대형 선박의 접근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항만 시설의 노후화로 대부분의 항만에서 석탄,철광석 등 야적 화물이 심각한 정체 현상을 빚고 있고 하역 장비의 노후화, 전용 부두 시설 부족, 항만 배후 수송체계 미비, 전력 공급 사정 악화 등의 이유로 항만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항은 33곳 중 10여 곳이 사용 가능한데 이 중에서도 국제공항은 1곳(순안공항)에 불과하다.
철도의 경우는 총량적으로 남한보다 더 많이 보급돼 있지만 98%가 일제 강점기에 건설돼 개보수가 필요하다. 우리 건설사들이 경협 재개로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는 주택도 10년간 100만 호가 개선돼야 한다. 북한 내 주택보급률은 55∼83%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1주택에 2가구가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택 내부에 수세식 화장실이 설치된 곳은 절반을 겨우 웃돌고 있으며 난방은 석탄과 나무 의존도가 90%를 웃돌고 있다.
남북 경협 재개를 앞두고 주목받는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1999년부터 북한 경수로 사업, 금강산 문화회관 등 7000억원의 대북사업을 수행했다. 대우그룹 시절 북한과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던 대우건설도 최근 SOC 사업 관련 TF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안산 시화호 조력발전소 시공 경험을 살려 조수 간만차가 큰 황해도 해주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외에 토목과 건축 사업을 하는 이화공영과 개성공단에서 철골 공장을 운영한 남광토건 등이 주목받고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 중에서는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북한 국토 정보 DB를 구축하는 작업을 준비 중이며, 한국도로공사가 북한 현지 고속도로 건설 등 경협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정상회담 이후 경협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과거 경험에 비춰봤을 때 실제 사업이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협이 재개돼 실제 건설에 들어가더라도 현지 인력의 생산성 저하나 건설 비용 지급이 제대로 될지가 변수로 거론된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산업정책연구실 시장은 "북한 시공 경험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현지 노동자의 생산성은 우리 근로자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며 대단히 비효율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 기능 인력을 데리고 북한에 들어갈 수 없어 여러 애로 사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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