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에 담지 않은 내용
비공개 비핵화 합의 있을 수도
비공개 비핵화 합의 있을 수도
'도보다리 회담' 무슨 내용이?
'판문점 선언'에 미처 공개되지 않았던 남북 간 '깜짝' 합의가 공개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은 또 다른 합의의 존재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당일 오후에 단둘이 진행한 '도보다리' 벤치회담의 내용이 무엇일지 시선이 모아진다.
북한이 5월 중 핵실험장(풍계리 유력)을 폐쇄하고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제안을 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실현 가능성뿐만 아니라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가능성도 급상승하는 분위기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직후 일각에서 이번 합의 내용이 추상적이거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핵실험장 폐쇄 발언 등이 공개되면서 이후 깜짝 합의 내용이 더 공개될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북부 핵실험장 폐쇄, 남북 간 표준시 통일 등을 약속했지만 당시 판문점 선언 내용 합의만으로 시간이 촉박해 선언문에는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브리핑에서 "당일에는 판문점 선언의 내용을 합의하고 또 발표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회담 과정의 여러 이야기를 공개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며 추가로 공개할 비핵화 관련 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회담에 배석한 사람이 제한적이라 다시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윤 수석이 소개한 김 위원장의 발언은 지난 27일 오전에 있었던 남북정상회담 중에 나온 발언이다. 27일 오전 회담 시간은 100분에 불과했다. 이날 청와대가 공개한 핵실험장 폐쇄 발언뿐만 아니라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 논의만으로도 빠듯한 시간이다. 특히 '완전한 비핵화'라는 문구를 합의문에 포함할지 여부가 정상회담 직전까지도 결정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 청와대가 29일 발표한 남북 정상간 합의 내용 이상이 논의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높다.
남북 정상 간 추가적인 합의나 약속이 있었다면 27일 오후 식수행사 직후 30여분간 진행된 도보다리 벤치회담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두 정상은 양측 수행원들을 모두 물리고 배석자 없이 30분간 사실상 '단독회담'을 가졌다. 벤치회담은 문 대통령이 주도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김 위원장은 간혹 고개를 끄덕이거나 짧게 말하며 문 대통령의 말을 경청했다. 두 정상의 대화 내용은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비핵화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추측만 난무하고 있지만 추후 북한 핵실험장 폐쇄 및 공개 등 비핵화 단계가 진행될 경우 두 정상 간 대화 내용도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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