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장 폐쇄 공개' 합의한 북
완전·검증가능 단계까지 선언
"미북회담서 구체적 로드맵 짤듯"
"북, 수용 어려운 요구할 수도"
완전·검증가능 단계까지 선언
"미북회담서 구체적 로드맵 짤듯"
"북, 수용 어려운 요구할 수도"
■포스트 남북정상회담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게 드러나면서 미북정상회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이 요구했던 '완전하고(Complete), 검증할 수 있고(Verifiable), 돌이킬 수 없는(Irreversible) 비핵화(Dismantlement)'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를 대외에 공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7일 발표된 판문점 선언에는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미국의 비핵화 3단계 요구사항 중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는' 2단계 요구를 원칙적으로 충족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북정상회담의 공을 넘겨받게 될 미북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이 같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즉각 반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서 "이번 (미북정상회담) 만남은 한반도 비핵화에 매우 중요한 회담이 될 것"이라며 "3~4주 내 북미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 유럽과 중동을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비핵화 문제 등과 관련한 남북정상회담의 결과가 고무적"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북핵 해결에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도록 한미가 긴밀히 공조하자"고 말했다고 29일 외교부가 전했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판문점 선언에 담긴 '완전한 비핵화' 문구를 대내외에 가감 없이 공개했다. 북한의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 대내용 라디오방송인 조선중앙방송은 선언 전문을 그대로 보도했다. 완전한 비핵화, 핵 없는 한반도, 북방한계선, 군축 등 북한이 다소 민감하게 반응해온 표현도 빠짐없이 넣었다. 북한이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겠다는 의지와 진정성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처럼 미북정상회담의 핵심의제인 비핵화 합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정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종전선언 논의가 큰 진척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외에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단계까지 진전을 요구하고, 북한이 대북 적대시 정책 폐지와 평화협정 체결, 북미 수교 등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미북정상회담 성과를 낙관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비핵화가 아직 선언에 불과해 어떻게 실행에 옮길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나 북한이 미국에 전략자산 감축이나 철수 등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반론도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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