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한국지엠(GM)이 법정관리(기업회생) 문턱을 딛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본격 절차를 밟아갈 전망이다.
회사에 투입될 70억5000만 달러(약 7조5647억원)에 대한 지원 방식도 사실상 확정됐다. 다만 한국GM을 한국에 묶어둘 '비토권(거부권)'이 10년에 불과해 이후 같은 상황을 반복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7일 '법적 구속력이 없는 금융제공확약서(LOC)'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발행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LOC에는 GM과 산업은행이 70억5000만 달러를 한국GM에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27억 달러(2조9000억원)는 GM이 한국GM에서 받아야 할 차입금을 출자전환하는 '올드머니', 나머지 43억5000만 달러는 '뉴머니'다.
뉴머니의 경우 GM이 43억5000만 달러 중 36억 달러를 공급한다. 순수 대출 27억 달러, 조건부 대출 8억 달러, 회전 대출 1억 달러 등이다. 나머지 7억5000만 달러는 산업은행이 전액 출자한다.
올드머니 출자전환은 보통주가 아닌 우선주로 한다.
의결권이 없는 대신, 수익이 날 경우 배당에서 우선권을 가진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현재 GM 83%, 산은 17% 지분율이 유지된다. 10년간 GM을 한국에 묶어둘 비토권을 확보하려는 목적이었다.
산은은 내달 초 나올 한국GM에 대한 회계법인 실사 결과가 중간보고서와 달라지지 않을 경우 법적 구속력이 부여된 LOC를 GM에 발행하고 주주 간 계약서를 작성한다. 계약이 체결되면 '한국GM 사태'는 종결된다.
현재까지 진행된 실사에선 대출금리가 과도하지 않고, GM과 한국GM 사이 완성차·부품 이전가격도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따라서 대출금리 인하 등 한국 측에 유리한 조건을 더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으로 10년 이후 사태 재발도 우려된다. 한국GM 철수를 막을 비토권이 10년까지만 유효하기 때문이다. 즉 이 기간에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GM은 10년 뒤 같은 상황을 반복하게 될 것이라는 게 산은 측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