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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중국 로봇 산업이 강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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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
[시론] 중국 로봇 산업이 강한 이유
김진오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
최근 로봇 분야에서는 중국의 기세가 매우 강하게 느껴진다. 중국은 이미 전 세계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로봇 시장으로 도약했으며, 2020년이면 그 시장규모만 66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2014년 중국 정부는 '로봇 굴기'를 선포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은 "로봇 산업의 기술력을 향상하여 세계 로봇 시장을 점령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폭풍지원을 바탕으로 로봇산업의 경쟁력은 빠르게 세계정상에 접근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는 중국 산업용 로봇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수준에까지 이르게 됐다.

중국에서 이처럼 로봇을 많이 사용하게 된 첫 번째 이유는 로봇을 사용해야만 하는 3대 산업 분야(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로봇인건비가 중국 노동자의 인건비보다 싸져서 로봇으로 할 수만 있다면 로봇을 도입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로봇 도입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쉽게 이뤄진다. 세 번째는 중국 정부의 도움으로 시장이 만들어지고, 이 시장을 위한 로봇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네 번째, 애플의 아이폰을 생산하는 공장 등에서 노동자의 인권을 무시하는 위험하고 과도한 노동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라는 국제적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은 로봇산업분야에서 기회의 나라로 발전하고 있다. 중국기업에 경영권을 넘긴 국내 로봇 기업 사장에게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대답했다. 중국시장에서의 가능성과 국내시장에서의 위기감이 이런 결정을 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로봇산업협회와 광운대 산학협력단이 조사한 '2017 로봇산업 경쟁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산업에서 처음으로 중국이 우리나라를 따라잡았으며 우리나라는 일본, 미국, 유럽과의 격차를 전혀 줄이지 못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충격적인 평가가 나왔다. 한편 지난 15년간 10대 성장동력 중의 하나로서 로봇산업 육성을 추진한 결과, 완벽에 가까운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목표달성 이외는 별로 크게 와 닿은 것이 없다. 이제 우리나라는 로봇으로부터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로봇에서 우리나라의 길은 무엇인지 등을 새롭게 정의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로봇이 다양한 이벤트에서 봉사하는 역할 또는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그저 전시된 로봇 옆에서 사진을 찍어 첨단 과학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 보이고 싶어 한다. 그래서 휴머노이드 로봇처럼 미래를 많이 담고 있는 로봇에 대한 인기가 높다. 평창올림픽의 로봇들도 기회를 만들기보다는 과시를 위한 쇼에 동원된 것 이상의 의미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체험하는 도구로서의 로봇을 즐기고 있는 동안, 중국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빠르고 실용적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우리나라 로봇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언론에서는 로봇의 허구와 과장을 전달하는 것에 익숙했다. 로봇을 인류와 인간에 대한 위협으로 보는 시각도 많았다. 그래서 걱정거리가 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로봇 윤리 문제, 로봇세 문제, 일자리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 특히 일자리 관련 문제는 외국에서의 과장된 뉴스가 그대로 국내로 전달된다. 로봇이 일자리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면, IT는 그 열배, 백배 이상의 일자리를 줄였다는 것은 왜 외면할까. IT는 개인과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서 우리나라에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냈다. 과거의 낡은 일자리를 없앴기 때문에 새로운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로봇도 같은 길을 갈 것이다. 우리 언론은 로봇이 인공지능과 함께,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준 지난 30년간의 IT의 역할을 따라갈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우리 사회는 빨리 로봇의 역할과 파급효과를 올바르게 인식해야 한다. 중국이 우리보다 더 올바르게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로봇 활용 대수와 활용 수준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점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미래의 모든 일자리는 로봇을 활용하는 일자리와 로봇을 만드는 일자리로 구분될 수도 있다. 모든 산업과 서비스에서는 현재의 반도체, 자동차산업에서처럼 로봇을 활용할 때에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은 삶에 대한 욕구와 고령화 사회는 로봇의 더 큰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 세대를 위한 우리 세대의 가장 큰 사명 중의 하나는 로봇을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를 만들어 물려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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