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함께하면 나눔도 커진다

브렌다 웡 옥스팜 홍콩 펀드레이징 총괄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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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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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함께하면 나눔도 커진다
브렌다 웡 옥스팜 홍콩 펀드레이징 총괄책임자


올해로 37년째를 맞는 '옥스팜 트레일워커'는 지금까지 전 세계 12개국 18개 도시에서 20만 명의 참가자가 도전해 2억 달러(한화 2300억 원) 이상의 후원금이 모인 세계적인 기부 행사다. 영국 구르카 군인 훈련프로그램으로 시작돼 1981년 네팔 산간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 신설 후원금 8만 홍콩달러(한화 1000만 원)를 모금한 것이 그 출발이다.

지난 1997년부터 무려 20년간 옥스팜 트레일워커의 행사 총괄을 진행해 온 필자는 구룡반도를 동서로 관통하는 홍콩 최초 100㎞의 맥레호스 트레일을 매년 찾아오는 전 세계 수많은 참가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38시간 동안 4인조 팀으로 완주해야 하는 도전. 참가 자격과 수칙도 무척 까다롭다. 우선 4인조 팀 구성을 시작으로 적어도 6개월간 매주 4~6시간, 15~25㎞ 완주를 목표로 팀이 함께 훈련하며, 훈련 마지막 기간에는 10~11시간을 쉬는 시간 없이 완주할 수 있는 체력과 인내를 길러야 한다. 야간 훈련은 특히 혹독하다. 지형과 방향 감각이 떨어지고 다리 근육통으로 인한 고통이 늘 따라오기 때문이다. 팀 멤버들과의 소통도 필수다. 어느 한 사람이 뒤처지거나 다치게 되면 함께 완주할 수 없기 때문에 서로의 페이스를 맞춰 힘든 고비를 함께 넘어야 한다. 옥스팜 트레일워커가 추구하는 가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바로 '함께'다. 팀 구성원 모두가 출발과 종료지점을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팀 완주를 위해서는 '서포터'의 지원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전 트레일코스 답사를 통해 체크포인트 확인은 물론 멤버 페이스 조절, 근육 마사지, 식단조절, 야간 훈련시 담요 제공까지 훈련기간 동안 팀 멤버들의 코치 역할을 톡톡히 한다. 훈련현장에서 함께하는 서포터 외에 도전자들을 응원하고 후원하는 그림자같은 존재가 또 있다. 팀별로 운영하는 기부펀딩의 후원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옥스팜 트레일워커는 기부를 목적으로 한다. 37년 전 4인조 팀으로 구성된 구르카 군인들이 군장을 메고 100㎞를 현재보다 훨씬 빠른 24시간 내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지옥훈련을 받았을 때도, 참가한 55팀이 자발적으로 모은 후원금이 네팔 산간 지역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 설립에 보탬이 된다는 '나눔'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었다. 수년간 트레일워커에 참여했던 릴 바하둘 구릉 소령은 "발바닥에 생긴 물집이 고통스럽고 군화에 피가 흥건히 고여도 우리는 멈추지 않았다"라고 1995년 포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렇다. 55팀 중에 몇 팀이 완주를 했는지, 얼마나 빠른 시간에 완주했는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함께' 도전해서 '나눔'을 완성한 것이다. 그 나눔의 정신은 오늘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팀별로 사전 기부펀딩을 통해 옥스팜 트레일워커의 취지를 알리고 후원을 통한 동참을 독려한다. 자발적으로 모금한 기부금은 가난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생수, 위생, 생계 및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는데 전액 사용된다.

2016년은 옥스팜 트레일워커가 35년을 맞이하는 특별한 해였다. 필자는 35년간 계속된 값진 도전의 의미를 'Keep on Trailwalking'이라는 테마에 담아 알리고 싶었다. 이 주제에 공감하고 가난을 없애고 생명을 살리는 도전에 함께 한 5200명의 참가자, 3000명의 자원봉사자, 4만 명의 후원자, 그리고 5000명의 서포터들은 3400만 홍콩달러(한화 약 46억 원)의 기부금을 조성해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두 번째 옥스팜 트레일워커가 5월 12일과 13일 양일간 전라남도 구례군과 지리산 일대에서 열린다. 도전자, 기부펀딩 참여자, 서포트팀 모두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며 세상을 바꾸는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보길 필자는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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