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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칼럼] 첨단 의료기기, 안전성 확보가 핵심

박종철 연세대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교수 

입력: 2018-04-24 18:00
[2018년 04월 25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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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칼럼] 첨단 의료기기, 안전성 확보가 핵심
박종철 연세대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교
요즘 정부연구비 평가의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대학과 연구소 그리고 기업이 좋은 아이디어를 제안해서 상품화 가능성을 경쟁하며 정부에서 지원하는 연구비를 수주코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치열한 현장이다.

이러한 정부연구비 평가장에서 딜레마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첨단(남이 아직 해보지 않았던, 아직 만들어진 적이 없는) 의료기에 대한 발표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인허가를 받을 수 있을까? 제품화는 할 수 있을까? 과제가 채택되면 제안한 일정대로 진행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스쳐지나가다가 최종적으로는 '아이디어는 좋은데, 인허가 및 제품화 가능성은 의심됨'으로 결론을 맺는 경우가 많다. 이유는 이전에 유사한 제품이 없었으므로, 인허가에 많은 부분 어려운 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험이 많은 연구자들은 연구비 수주를 위해 적당한 타협점을 찾게 된다. 즉, 적당한 기술이 녹아 들어가 있으면서, 기존의 틀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는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하게 된다. 더 이상 첨단의료기기는 아닌 것이다.

새롭게 의료기기를 만든 기업이 찾아와, '이 제품은 세계 최초이고, 아직 아무도 생각 못했던 재료로 만든 의료기기입니다'라고 하면, '허가 받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왜 이런 아이템을 선정하셨죠?' 라고 되묻고 싶어진다. 그러면서 "식약처에 가서는 '절대로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이라는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라고 얘기하는 나를 보게 된다.

연구자들은 새로운 것을 찾기 마련이고, 그 새로운 것으로 기존에 해결하지 못했던 부분을 해결하였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허가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에서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수 밖에 없기에 이러한 새로운 개념의 의료기기를 접하면 보다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신중함이 인허가를 의뢰한 입장에서 어려움에 직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의료용 나사가 비슷한 구조의 건축용 나사에 비해 수 천, 수만 배 비싸게 받을 수 있는 이유는 효능뿐만 아니라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고, 이러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된 과정과 시간과 비용을 고려해, 우리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데 많은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많은 연구자들이 본인이 개발한 의료기기의 효능을 강조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자한다. 그리고 마침내 시제품이 완성된 시점에서 큰 환희를 느낄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이 시제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러 시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시험을 의뢰하면 비용과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길게 느껴지는 시험기간에 놀라게 된다. 그리고 성적서가 발부될 때까지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게 된다. 만에 하나 안전성에 문제가 생기면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어야 할지 난감한 경우도 종종 있다.

하지만 의료기기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고서는 절대로 시장에 나올 수 없다는 대전제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견을 달 수 없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따라서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과하다 할 정도로 보수적으로 안전성에 대해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개발 초기부터 안전성에 대한 중간 점검을 계속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궁극적으로 안전성 확보를 위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면서 연구개발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연구개발자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든 의료기는 제품화하기에 많은 난관이 있다. 개발과정에서 안전성 확보를 염두에 두고 개발해나가야 한다. 식약처에서 운영하는 허가도우미제도와 같은 프로그램을 제품 개발초기부터 충분히 활용한다면 인허가 기간을 많이 단축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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