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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 스토리] "아프지 마세요"… 부모님께 띄우는 편지

최경아 박사 

입력: 2018-04-19 18:00
[2018년 04월 20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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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 스토리] "아프지 마세요"… 부모님께 띄우는 편지
최경아 박사
(8) 메디컬 요가
효행 실천하겠다 정신 번쩍 들 땐
건강하던 부모님 어느새 황혼녘에
요가는 무리없이 몸 균형 잡아줘
간단한 요가동작 선물로 드렸으면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갖고 살았던 필자는 14세부터 큰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언니가 원하는 대학교에 진학을 못하는 바람에 부모님의 기대는 딸 둘의 막내인 내 몫이었다. 아빠, 엄마께서 우시는 뒷모습을 처음 본 이후 적잖은 충격과 더불어 부모님께서 원하는 삶을 살아드리는 것이 효도라고 생각했다.

공부도 못하고 산만했던 초등학교 때와는 반대로 중학교 진학 이후 두 배로 열심히 해서 성적도 놀랄 만큼 올랐다. 공부가 좋아졌다고 말하면 미쳤다고 하겠지만 정말로 그랬다. 내가 잘했던 과목은 수학, 과학 등 자연계 과목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학교대표로 나라에서 운영하는 '과학동산'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화학 실험도 하고 화장품도 직접 만들어 엄마께 선물했던 기억이 있다. 스포츠전문가인데 고교시절 이과생이었다니, 의아해 하겠지만 사람의 가슴에는 문과 이과 예체능의 끼를 모두 갖고 있는 것 같다.

초등학교 6학년 특별활동 무용반에서 인정받아 청군 백군 나뉘어 학교를 떠들썩하게 하는 체육대회 날, 구령대에 올라서서 시범을 보이는 학생으로 여학생들의 부러움을 샀고, 중학교 때 미니스커트에 멋진 봉을 휘두르는 의장대를 했으며, 고교 페스티벌에서는 전교생 앞에서 당시 유행하던 람바다 댄스를 춰서 모든 선생님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중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 결혼식 날 피아노 반주를 맡아 웨딩마치를 쳤으며, 학교 아나운서로 송시대회 사회도 진행했다. 청소년 시기의 예능적 소질을 성인이 되어서도 발현하고 살 수 있다는 것도 큰 기쁨이다.

이런 예술적 끼를 가진 학생을 만일 공부만하라고 야단쳤더라면 부모님께 반항하는 자식으로 변했을 것이다. 국민가요 '잊혀진 계절'이 TV에 나오면 부모님께서는 공부하던 필자를 부르셨다. "이용 나온다. 이 노래만 듣고 숙제해." 다른 부모님들은 TV 보는 자식에게 공부하라고 야단칠 텐데 우리 아빠 엄마는 내게 공부하다 말고 좋은 노래 한 곡 듣고 하란다.

노래가 끝나자마자 바로 피아노 앞으로 가서 앉았다. 나의 피아노 선율에 맞춰 아빠 엄마는 노래를 흥얼거리시며 따라 부르시곤 했다. 공부하라는 소리보다 노래 한 곡 듣고 책상에 앉으라고 하시던 자상하신 부모님의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껏 나의 길을 걷고 있나 보다.

부모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예이다. 사랑과 정성으로 양육하고 자식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밤낮 설치며 일하신 아버지의 옛 일기장을 본 적이 있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역경도 잘 헤쳐나가신 그 굳건함에 감동했다. 그리고 한없는 존경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너무나 훌륭하시고 천하를 호령할 것 같은 아버지도 병 앞에는 장사가 없었다. 오랜 시간 당뇨와 파킨슨병으로 고생을 하신다. 힘든 건 간병하는 엄마도 만만치 않다. 7년째 옆에서 수발하는 엄마께서도 환자만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닐 터이다.

이렇게 못된 딸이 또 있을까. 대학교의 MBA과정 CEO과정, 대기업 연수 때 '마음근육 만들기와 이미지 메이킹'이라는 주제로 '10 years younger project' 라고 외치며 요가를 통해 10년 젊게 살자고 호소했다. 그런데, 정작 내 부모님께는 제대로 요가도 가르쳐드리지 못한 필자가 죄인처럼 느껴진다. 아버지가 좀 더 젊었을 때 메디컬 요가를 가르쳐드리고 건강 지키는 법을 터득하실 수 있게 했어야 했는데 너무 늦어버린 것 같아 후회스럽다. 모닝커피 한 잔 하며 신문, 책 등을 보는데 오늘따라 눈에 들어오는 시가 있다.

정채봉 시인의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제목의 시다.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엄마가/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아니 아니 아니 아니/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단 5 분/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원이 없겠다./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엄마와 눈 맞춤을 하고/젖가슴을 만지고/그리고 한 번만이라도/엄마!/하고 소리 내어 불러보고/숨겨놓은 세상사 중/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엉엉 울겠다."

싯귀를 읽어내려 갈 즈음 눈물도 눈에서 입술까지 주르르 흘러내렸다.

"청춘은 퇴색되고 사랑은 시들고 우정의 나뭇잎은 떨어지기 쉽다. 그러나 어머니의 은근한 희망은 이 모든 것을 견디며 살아 나간다." 올리버 호움즈의 명언처럼 어머니의 사랑은 늘 변함없이 우리를 지켜주신다.

하지만 자식이 효행을 실천하겠다고 정신을 차릴 때에는 이미 부모님은 기다려주지 않는 법이다. 부모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자주 찾아뵙자. 큰 선물을 하거나 용돈을 많이 드리는 것만이 효도가 아니다.

가끔이라도 안녕을 여쭙고 따스한 목소리, 사랑어린 눈빛이면 족하다. 부모님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은 쑥스러워서 표현을 못하는 게 사실이다.

이 칼럼을 쓰자마자 꼭 한번 아버지를 안아드리러 가야겠다. 시인처럼 아버지의 5분 휴가를 기대하기 전에 지금 5분 동안이라도 당뇨병. 파킨슨병에 도움이 되는 메디컬요가를 가르쳐드리고 손도 잡아야겠다. 그리고 귓가에 대고 크게 말하리라. "아빠, 사랑해요. 제발 오래 살아주세요. 효도할 시간이 너무 부족해요."

신록의 계절과 함께 가정의 달이 온다.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고, 정 바쁘면 전화라도 한 통 넣어 목소리를 들려드리자. 큰 선물을 하거나 용돈을 많이 드리는 것만이 효도가 아니다. 그리고, 간단한 요가 동작도 가르쳐 드리자. 뇌를 건강하게 할 수 있고,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모든 요가가 치유의 효능이 있지만 특히 관절, 심혈관, 뇌건강에 주의를 요하는 부모님들께는 특화된 동작들이 있다. 요가야말로 나이가 들어도 무리하지 않고 건강에 좋은 운동이다. 주변 자치단체에서 하는 요가 강습에 등록을 해드리는 것도 방법이다. '요가 강습 등록해서 운동 좀 해봐요'라고 하지 말고 수강증을 하나 덜컥 끊어 드리자. 이 작은 행동 하나가 부모님의 행복 수준을 바꾸어 놓을지 모른다.

[요요 스토리] "아프지 마세요"… 부모님께 띄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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