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노동개혁을 추진한 유럽 국가들의 자동차 생산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국내는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로 생산량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분석한 '노동개혁 국가들의 자동차 생산량 증가 사례'에 따르면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가는 근로유연성 강화, 인건비 부담 완화 등으로 자동차 생산량이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스페인은 저임금을 경쟁력으로 하는 동유럽 국가들 유럽연합(EU) 가입 확대로 고임금 국가가 된 이후 2007년 289만대였던 자동차생산량이 2012년 198만대로 90만대 이상 감소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 정부는 정규직 과보호 해소와 노동시장 유연화를 위해 2010~2012년 노동개혁을 추진했다. 개혁은 △해고절차 간소화 △근로 유연성 확보 등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스페인 자동차 생산량은 2012년 198만대에서 2017년 287만대로 45.2% 증가해 과거 2007년 수준을 회복했다.
이탈리아는 남유럽 금융위기, 자동차산업의 노사관계 악화, 수입차 확대 등을 겪으며 자동차 생산량이 2009년 84만대에서 2013년 66만대 수준까지 하락했다. 현지 정부는 경기악화로 실업률이 급증하자 2012~2014년 고용과 근로 유연성 확보를 위해 △해고절차 간소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중간 개념인 준정규직제 도입 △신규 채용 시 국가보조금 지급 등 노동개혁을 추진했다. 자동차 생산량은 2013년 66만대에서 2017년 114만대로 73.5% 증가했다.
프랑스는 유로존 재정위기, 자동차 업체의 장기파업, 푸조시트로엥 오네 공장 등 공장 폐쇄 발표와 해외생산 비중 증가 등으로 자동차 생산량이 2011년 228만대에서 2013년 175만대로 감소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경제부 장관 시절부터 실업난과 경기침체 해결을 위해 △탄력적 근로시간제 △해고요건 완화 △단체교섭 주기 연장 등 노동시장 유연화를 골자로 한 노동법을 2015년과 2017년 등 두 차례 시행했다. 2015년 이후 노동개혁이 본격화하면서 자동차 산업이 회복세를 보여 자동차 생산량이 2013년 175만대에서 2017년 230만대로 31.8% 증가해 금융위기 이전 수준 이상으로 회복했다.
반면 한국 자동차 생산은 2011년 466만대 정점 이후 계속 감소 추세라고 협회는 분석했다. 협회는 △높은 임금수준 △낮은 생산성 △탄력적 근로시간 운영 제약 △대립적 노사 관계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한국은 2015년까지 국가별 자동차 생산 순위 5위를 유지했으나, 2016년 이후 6위로 하락했고 올해 멕시코에 밀려 7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