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매 분기별·반기별 공개 전략
공개주기 당겨지면 환율방어 부담
공개주기 당겨지면 환율방어 부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외환시장 개인 정보공개 범위와 일정을 최종 조율한다. 상황에 따라 '환율 주권' 논란이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자칫 공개주기가 한 달 이내 등으로 좁혀지면 정부로서는 환율 방어에 상당한 부담을 갖게 된다. 또 개입 패턴을 예측할 수 있게 돼 투기세력의 의도적 개입도 우려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는 18일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 부총리는 회의 기간 동안 크리스틴 리가르드 IMF 총재와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만나 외환시장 개입 공개 시기와 범위를 최종 조율한다.
최근 미국 재무부는 한국을 지난해에 이어 환율관찰대상국에 지정하면서, 환율시장 개인 정보를 공개하라고 압박 수위를 강화했다. 정부 당국도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가 국제사회의 흐름이라고 보고, 이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G20 회원국 가운데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환율주권 논란을 의식한 듯 정보 공개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실제 김 부총리는 환율주권 문제가 불거지자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는 미국과 쌍무적으로 협의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일단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매 분기 또는 반기별로 공개하는 방향을 잡고, 그 범위는 스위스나 싱가포르와 같이 순매수 내역만 공개하는 쪽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시장 개입 공개 시기는 일별, 월별, 반기, 분기별 등으로 국가마다 다르다. 영국과 캐나다 등은 1개월 마다 공표하는데 3월 개입을 4월에 알리는 식이다. 유럽중앙은행과 홍콩은 하루 단위이며, 미국은 3개월 단위다. 범위는 스위스, 브라질, 싱가포르가 순매수내역 공개하고 있을 뿐 나머지 국가들은 매수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정부의 희망대로 가기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최선의 방어를 한다면 분기별 순개입을 공개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최소 한 두 달의 간격을 둔 월별 순개입 공개라도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개입 내역을 공개하면 원화 강세를 인정하는 꼴"이라며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켜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박 선임연구원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장기적으로 통화스와프를 확대하거나 위안화와 유로화 등의 비중을 높여 달러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종=권대경·조은애기자 kwon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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